인터넷 속 선 넘은 중국 게임 저질 광고노골적 성 상품화에 이어 남자 임신까지심의 대상 아냐···저질 광고 규제 어려워
한 영상당 많게는 두어 개씩 삽입된 저질스러운 중국 게임광고는 몇 년간 많은 이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지적해왔던 부분이다. 그러나 뾰족한 수 없어 무심히 건너뛰기 버튼만 누르던 기자의 눈에 한 광고가 들어왔다. “궁정계의 임신한 남친 믿기 vs 임신한 비빈을 믿기” 황당함을 넘어 정신이 아득해졌다.
우선 게임을 다운받기 전 다른 버전의 광고를 찾아봤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 황제를 대신해 채찍으로 남친을 괴롭힌다든지 망사스타킹과 야한 옷을 입히기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남친 임신 믿기는 애교에 불과했다.
광고를 보고 나니 게임을 깔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 소중한 핸드폰에 미안한 마음과 남자의 임신을 다루는 반생물학적 게임을 출시하게 한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약간의 원망이 생겼다. 이 게임은 무려 12세이상 이용가다. 약 2G에 육박하는 데이터를 사용해 게임을 다운로드받고 플레이해보니,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우선 광고와 달리 남자가 임신하는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이용자는 학사·무사·약사·요리사의 직업과 여자·남자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다. 총 8가지 선택지에서 캐릭터를 고르면 중국 황궁을 배경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MMORPG라고 하나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된다. 심지어 건너뛰기도 가능하다.
캐릭터 레벨업을 위해선 메인 스토리를 읽어나가며 선택만 하면 돼, 게임이라기 보다는 잘 만든 시나리오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 궁정계를 플레이하다 보면, 시나리오 패키지를 추가로 다운로드 받아야 했다. 저질스러웠던 광고와 달리 게임 내용은 너무 멀쩡해 오히려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오히려 광고 내용이 게임에 반영되지 않아 배신감이 들었다.
궁정계처럼 저질 광고로 논란을 빚은 다른 게임들의 평도 살펴봤다. 평균 평점 3~4점으로 이용자 대부분이 “광고처럼 이상하지 않았다”라며 “생각 외로 재미있어 무과금으로 즐기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저질 광고로 마케팅하는 게임사의 전략이 오히려 이해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선정적인 광고를 제재할 수 없는 현실을 악용해 일부 중국 게임사들이 어그로 마케팅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어그로란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작성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마디로 유입률을 높이기 위해 게임과 관련 없는 내용으로 저질 광고를 퍼트리고 있다는 것. 게임 내용이야 둘째치고 돈만 된다면 만사 오케이라는 심보다.
문제는 제재할 방법이 아직 없다는 거다. 광고가 사전 심의 대상이 아닐뿐더러, 대부분 회사가 본사를 중국에 두고 있어 국내 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처벌 수준도 미비하다. 현재 게임법을 위반하면 과태료가 1000만원에 불과하다. 중국 양산형 게임이 매년 조단위의 돈을 벌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새 발의 피다. 저질 광고를 뿌리뽑기 위해서는 처벌 규제 마련과 함께 처벌 수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뉴스웨이 장가람 기자
jay@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