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숙환으로 타계약국으로 시작···매출 1조원대 회사로 육성끊임없는 차별화···국내 제약산업 업그레이드2015년 7조 기술수출로 업계 판도 바꿔
임 회장은 작은 약국에서 시작해 매출 1조원대 제약사를 키워낸 제약업계 산증인이다. 그는 ‘한국형 연구개발 전략을 통한 제약강국 건설’이란 꿈을 품고 48년간 한미약품을 이끌었다.
일찌감치 R&D에서 회사의 미래를 읽은 그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매년 매출액의 20%를 신약 연구개발에 쏟아부으며 한국형 연구개발 전략의 토대를 마련했다.
1940년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난 임 회장은 1965년 중앙대 약대를 졸업했다. 이후 1967년 서울 동대문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연 ‘임성기 약국’을 시작으로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했다.
설립 후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네릭을 판매하며 성장을 했다.
그러나 변화하는 제약업계 환경 속에서 회사의 살 길은 R&D 전략에 있다고 판단, 단기적으로는 개량신약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지난 2009년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업계 최초 개량신약인 ‘아모디핀’, ‘아모잘탄’을 선보이며 새로훈 활로를 열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개량 신약들은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로 성장해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의 연 매출액을 1조원으로 이끄는 일등공신이 됐다.
지난 1989년에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의 개량 제법에 관한 기술을 수출했다.
임 회장은 대다수 제약회사가 매출의 5~7%를 R&D 비용으로 지출하던 때, 이미 10% 이상을 쏟으며 신약개발 의지를 키워왔다. 최근 10년 동안 20% 가까이 꾸준하게 투자하며, 제약회사 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자했다.
신약개발에 대한 임 회장의 의지는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신약 후보물질을 총 7건, 약 7억 달러에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 하며 한국 제약업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 수출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그해 계약을 체결했던 여러 신약이 반환되는 아픔도 겪었지만, 임 회장은 전체 임원 회의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외롭고 힘들지만, 그 길에 창조와 혁신이 있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현재 한미약품은 독자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구축하고, 호중구 감소증 신약인 '롤론티스'와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 등 총 31개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다. 장남인 임종윤씨는 현재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현재 그룹내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둘째인 임주현씨는 현재 한미약품 부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차남인 임종훈씨는 지난 2017년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돼 현재 경영기획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임종훈 부사장은 그룹 관계사인 한미헬스케어와 벤처캐피탈인 한미벤쳐스 상근 대표로도 근무 중이다.
한편 고 임성기 회장의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확정되는대로 추후 알릴 예정이며 발인은 8월 6일 오전이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han2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