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은 시큰둥하다. 부동산 빈부격차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청와대의 다주택자 걸러내기는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직보다 집’을 선택한 일부 참모진의 행태에 정부가 펴왔던 정책의 진정성 마저 의심 받고 있다.
애초에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국민 공분이 이번 논란의 시발점이기에, ‘다주택자 숙청’은 정부의 자승자박으로 끝맺음 날 것이 자명했다. 근본 대책이 없는 쇼잉(Showing)은 결과적으로 정부 인사권 축소와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국민들의 분노만 남겼다.
여당으로선 ‘정책 펴라고 앉혀 놨더니, 대국민 사과만 한다’는 평가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부동산 업계와 학계 그리고 시민단체들도 이번 일에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대부분 반응은 ‘취지는 좋으나 정부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 지 모르겠다’는 것으로 점철됐다.
부동산 부자 고위공직자를 비판해왔던 경제정의실천연합 조차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도 아니고 정부 인사 제도를 개혁한 것도 아닌 결과에 아쉬움을 표했다.
업계도 어리둥절이다. 정부가 주장해 온 ‘부동산 투기 근절’의 의지를 보여주기에는 그간 정책적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 많았는데, 이제와 다주택자 참모진 교체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말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비싼 집에는 높은 세금이라는 단순한 논리로 나가면 될 것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정책을 만들었다. 정부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 지 전달이 안됐다”며 “그 동안 집값은 두배로 뛰었는데 땜질식 대안으로 혼란은 가중되고 상황은 바뀌지 않았던 게 국민 분노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기자는 기사로, 정책 입안자는 정책으로 말해야 한다. 정권 2년이 채 남지 않는 시점에서 이제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취지는 좋았다’로 끝내기엔 남은 시간이 없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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