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신임 회장 지배력 강화 자금 확보 시나리오 재주목“현대엔지 상장 임박한 듯···현대건설과 합병설도 솔솔”“ENG에 도신규·건설에 박동욱 두고 재무 움직임 있을 듯”양 사 “무엇도 논의된 바 없다, 내년 초는 돼야···” 선 그어
지난달 회장직에 오른 정 신임 회장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에 직접적인 발걸음을 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내 내부에서는 그간 꾸준히 제기됐던 시나리오들이 다시 힘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엔지니어링 IPO·현대ENG-현대건설 합병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야기는 현대엔지니어링 IPO다. 이는 정 회장 경영권승계 자금 확보을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지목됐던 시나리오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한 2대주주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과 함께 정 회장의 실탄 창구 역할을 할 계열사로 점쳐졌던 현대오토에버(정 회장 지분 9.57%)가 증시에 상장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 IPO 가능성에도 더 힘이 실렸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식적인 입장은 ‘상장 계획이 없다’이지만, 사내에서는 정의선 시대 개막과 함께 이같은 가능성이 재주목되고 있다.
특히 내부에서는 올해 초 현대차그룹에서 ‘재무통’으로 불렸던 도신규 전무이사를 현대엔지니어링 사내이사로 등재한 것도 IPO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 내부 관계자 A씨는 “정의선 전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가 임박 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다시 돌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돈을 만지는 사람이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엔지니어링에 온 것도 이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싣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년 거론됐던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합병설도 재주목 된다. 현대엔지니어링 IPO 여부 보다는 내부 관심도가 낮아졌다는 전언이지만, 이 역시 정 회장의 승계 자금 마련과 관련돼 있어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38.62%)로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정 회장이 가진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합병회사 지분으로 바꾸고, 주식을 교환하거나 현금화해 지주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더불어 양사 합병은 건설업계 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최대 설계 조직을 갖추고 있고, 현대건설은 사실상 건설업계 1위 업체다. 규모면에서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보다 작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떼어내 본다면 현대건설이 실적이 앞선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행보에도 관심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연임 여부에도 말이 나오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지휘봉을 잡음에 따라 현대차그룹으로 되돌아 갈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 내년 1월 초 임기가 끝나는 박 사장은 정 신임 회장의 최측근 인물로 알려졌다.
다만 건설업계 불투명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을 꾀하기 위해 현대건설 실적에 크게 기여한 박 사장을 연임시키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내부에서 돌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올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설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운데도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정비사업에서 신규수주 7건, 시공권 확보 8건 등 총 15건의 일감을 따냈다. 규모면에서는 역대 최고인 4조4491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이에 현대건설 내부 관계자 B씨는 “올해 자사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박 사장이 내년에도 연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정 회장이 내년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현대건설에도 재무통인 박 사장을 앉혀 여러 가지 재무적 움직임을 꾀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특히 인사는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결정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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