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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한진칼 분쟁 중립’ 선언에도···조원태에 힘 실리는 이유

이동걸 ‘한진칼 분쟁 중립’ 선언에도···조원태에 힘 실리는 이유

등록 2020.11.19 18:03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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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온라인 브리핑서 행간 의혹 해명이동걸 회장, 경영권 가진 조 회장 접촉 필연성 강조사모펀드 운영 강성부 대표에 “책임 못 물어” 우려도조 회장 실질 담보 425억이란 3자연합 측 주장 정정“3자연합간 법적 계약관계나 실체 확인 못해” 꼬집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주도한 KDB산업은행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조원태 회장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경영권이 없는 강성부 KCGI 대표한데 무슨 책임을 물을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과 KCGI, 반도건설 연합인 3자 주주연합의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19일 오후 열린 산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항공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 국적사도 이대로가면 공멸이고, 현 시점에서 빅2 항공사가 경쟁하는 것은 유효하지 않은 명제다. 살아남기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기된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이 회장은 “특정인의 편을 든 것이 아니라 협의를 위해 경영권을 가진 조 회장과 접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네버엔딩스토리”라며 “분쟁이 끝날때까지 기다리면 두 회사(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가 모두 망한 다음에 항공산업을 재편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성부 대표가 경영권을 가지고 있으면 그와 협상했을 것”이라며 “강 대표는 사모펀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자기 돈이 0원이다. 무슨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는가”고 우려를 표했다.

최 부행장도 행간의 의혹들을 꼼꼼히 따졌다. 그는 “조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전체를 이번 계약 이행에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통합추진과 경영성과 미흡시 담보 주식을 처분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과했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지난 17일 산은에 자신이 보유한 한진칼 보통주 6.52%와 우선주 0.53%를 담보로 제공했다. 기존에 담보가 잡혀있는 주식을 제외한 지분가치는 총 1700억원이다.

3자연합을 겨냥한 발언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KCGI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조 회장의 실질 담보제공은 달랑 425억원”이라고 지적했는데, 산은이 이를 정정한 셈이다.

또 산은은 한진칼과 체결한 투자합의서로 총수일가와 경영진을 견제할 촘촘한 장치를 마련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7대 의무조항은 ▲산은 지명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회위원 선임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사전협의권과 동의권 준수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등이다.

특히 최 부행장은 “이번 거래를 추진하는데 있어 산은의 거래 상대방은 한진칼”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3자연합의 경우 3자간 법적 계약관계나 그 실체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항이 없다. 한진칼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또 “이번 거래를 위해 누구와 어떠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협의해야 할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산은은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10.66%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 회장은 “산은은 10%의 지분을 가지게 되지만,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자를 견제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조 회장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고 3자연합도 마찬가지”라고 약속했다.

시장은 “단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이 회장의 발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항공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용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쪽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다양한 사업 확장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18일 “구조조정은 없다”며 “아시아나항공 모든 직원을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두 항공사가 체결한 주요계약사항에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각 자회사에 재직하는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 변경, 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거래종결일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있다.

반면, 3자 연합은 연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회생한 일본항공(JAL)을 경영모델로 제시한 바 있다. 또 항공업 비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사업 관련 이해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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