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중공업 아래 밥캣·퓨얼셀로 사업 재편 정부 주도 ‘48兆 투자’ 해상풍력 조성 참여 재무구조 개선 속도···올해 분기 흑자 시도
두산중공업은 보유하던 인프라코어 지분 34.97%(보통주 7550만9366주) 및 제31회 무보증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에 기초한 신주인수권(722만2914개)을 지난 5일 현대중공업지주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마쳤다. 거래 금액은 8500억원으로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 이뤄졌다.
두산중공업은 조만간 인프라코어를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해 사업부문은 매각하고 두산밥캣 지분 등을 담은 투자부문은 흡수합병하는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 지분은 인프라코어가 51.05% 들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인프라코어를 떼 내면서 두산그룹 주요 사업회사는 두산중공업과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3개사를 축으로 재편됐다.
두산 관계자는 “(주)두산이 추진하는 신사업(로봇, 물류 등)은 아직 매출 규모가 미미하다”며 “중공업과 밥캣을 중심으로 퓨얼셀을 성장회사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채권단에 약속한 3조원 규모 자구안 이행을 마치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병행해 가스터빈, 해상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성장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사업 실적을 보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조1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줄었다. 영업이익은 1779억원으로 약 80% 가까이 급감했다. 인프라코어와 밥캣을 뺀 별도 사업은 매출액 2조5440억원, 영업손실 1540억원이다.
올해는 그룹의 주력 계열사였던 인프라코어가 연결 실적에서 빠지게 돼 사업 전환기를 맞은 두산중공업은 적자 폭을 줄이고 분기 흑자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재무적 상황에서 (채권단) 빚을 갚을 수 있는 재원 마련을 위해 자산 매각 등의 노력을 했고, 그동안 재무구조가 개선될 수 있는 신호들은 시장에 많이 노출시켰다”며 “사업 방향성은 기존 사업이 당분간은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겠으나 해상풍력 등 신사업 기대감은 확실히 있다”고 강조했다.
두산중공업은 전남 신안군에 48조원가량 투입되는 8.2GW(기가와트)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에 참여하게 돼 ‘그린 뉴딜’ 회사로 미래 성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8.2GW는 1GW급 원전 약 8기에 해당하는 전력량으로, 두산중공업은 이미 2025년까지 해상풍력 사업만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투자 협약식에 참석한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민간투자 47조6000억원, 정부투자 9000억원이 투입된다.
소형 건설 중장비 업체인 두산밥캣은 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 꾸준히 올려주는 알짜 회사다. 작년에는 북미 시장 코로나19 여파으로 수익성이 2019년 대비 40% 급감했다.
올해는 인프라코어가 빠져나가면서 두산밥캣의 실적 기여도는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은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1분기 중 1800만개 이상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인프라 투자 발표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항만 등 대규모 공사가 이뤄지면 밥캣의 장비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박정원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 무상 증여로 두산중공업이 최대주주가 된 두산퓨얼셀은 아직 매출 규모는 적지만 국내 수소연료전지 사업자로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두산퓨얼셀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 자릿수 성장으로 올려잡았다. 매출 계획은 약 5200억원, 영업이익은 330억원으로 제시했다. 시장에선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전망했다.
퓨얼셀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6차례 걸쳐 총 4000억원 규모의 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및 연료전지 발전소의 장기보수 계약을 성사시켰다.
두산퓨얼셀은 올해 말까지 익산 1공장은 127MW(메가와트)로 증설할 계획이며, 148MW 규모의 2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또 현재 원천기술을 확보한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와 인산형 연료전지(PAFC) 외에도 3세대 연료전지로 꼽히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도 새롭게 개발에 나섰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국내외 시장 확산 흐름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연간 90MW 규모로 가동 중인 익산공장은 2022년까지 275MW로 증설한다”며 “SOFC 연료전지는 기술 개발 및 생산 설비 구축을 통해 2024년부터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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