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익 원장 대행 체제 돌입 2주 지났지만 하마평도 조용···차기 원장 인선 답보 상태 주요 후보 인사들, 부담감 호소하며 ‘손사래’民 출신 피로감에 官 출신 수장 기대 여론도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임기를 마친지 약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금융위원회 안팎에선 후임 원장 인사를 둘러싼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윤 전 원장 퇴임 전부터 흘러나오던 하마평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에 금감원은 직무대행을 맡은 김근익 수석부원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후임 인선이 생각보다 지연되면서 당분간 지금의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 금감원 안팎에선 관료와 민간 출신 인사가 차기 원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와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금감원 내부 인사 중에선 김근익 수석부원장과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또 제청권을 가진 금융위는 손상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과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석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학계 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처럼 후임 원장 인사가 미뤄지는 배경은 이들 후보가 금감원장 자리를 꺼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반적인 진단이다.
이는 대선이 약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데 기인한다. 금감원이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춰야 하는 기관인 만큼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원장 역시 교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기를 보장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특히 규정상 금감원장 퇴임 이후엔 3년간 재취업이 어려운 것도 이들이 손사래를 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금감원 내부에선 후임 인선이 시급하다는 분위기다. 종합검사와 사모펀드 제재심, 분쟁조정 등을 조율할 책임자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당장 다음달부터 은행과 지주, 증권사 등 금융사 6곳에 대한 종합검사에 착수하며 독일 헤리티지 펀드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에 대한 분쟁조정도 앞두고 있다. 라임펀드 판매사에 대한 제재심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비록 김근익 수석부원장이 이들 과제를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어디까지나 직무대행인 만큼 자신의 색깔을 내긴 어려울 것이란 게 금감원 일각의 시선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후임 원장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그만큼 나서는 인물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임기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관료 출신 인사 상당수가 고사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고 귀띔했다.
다만 “전임 원장 시절 금감원과 금융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그 여파에 직원의 근무 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내부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려면 조직에 해박한 관료 출신 수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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