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대비 80% 넘게 폭락...11년 전 상장 첫날이 역대 최고점최대주주 4번 바뀌고 대표이사 13번 변경...실종된 ‘책임경영’바이오 눈 돌리다 재무악화...경영권 분쟁에 대표 사기혐의까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3일 투비소프트에 대해 유상증자(제3자배정) 결정 철회를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거래소는 다음달 28일까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벌점에 따라 매매거래정지, 관리종목 지정,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 비즈니스 UI·UX 개발 플랫폼 전문기업인 투비소프트는 지난 2010년 6월 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주목할 부분은 상장 첫날 종가(1만8400원)를 11년간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이다. 2016년 3월 1만530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매년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특히 2019년 8월부터는 2000원대와 1000원대를 오가며 바닥을 기는 중이다.
투비소프트의 주가가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경영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투비소프트는 상장 이후 대표이사가 13번이나 변경됐다. 회사의 주인인 최대주주 역시 4차례 바뀌었다.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잦은 변경은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투자심리 약화의 원인이 된다.
투비소프트는 2명의 각자대표를 세운 뒤 한 명이 사임하면 다른 대표를 불러들이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경영진이 수시로 바뀌면서 김대준·박광원·이문영 등 신규 선임 후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 대표들이 수두룩했다. 삼정KMPG 부회장 출신인 오명식 전 대표도 최대주주에 오르며 ‘책임경영’을 강조했으나 5개월 만인 지난해 2월 대표직을 내려놨다.
특히 지난달 4월 15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조강희 전 대표는 이경찬·장선수 대표 등 현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 중이다. 셀트리온 부사장 출신인 조 전 대표는 투비소프트의 신사업인 바이오 분야를 이끌어온 온 인물이다.
투비소프트 공시에 따르면 김용대 외 6명(주주제안)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전 대표와 김보형 사내이사의 해임 안건을 상정해달라며 서울지방법원에 의안상정가처분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 전 대표 측이 의안상정및결의금지 가처분으로 맞서면서 해임 안건은 정기주총에 상정되지 않았다.
투비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은 조 전 대표가 맡았던 바이오 사업의 극심한 부진 때문에 불거진 것으로 해석된다. 창업자인 김형곤·최용호 전 대표가 물러나고 특수목적법인(SPC)인 피스티스파트너스가 최대주주에 오른 2015년부터 회사는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투비소프트의 매출액은 매년 감소추세지만 손실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 2018년 252억원이었던 순손실액(연결기준)은 2019년 215억원, 2020년 262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400억원대였던 매출액은 지난해 388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역시 매출액 92억원, 영업손실 4억원, 당기순손실 7400만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관리종목 지정 위기는 벗어났지만 수익성을 회복했다고 보긴 힘들다.
특히 바이오 사업 담당 자회사인 투비바이오신약은 올해 1분기 3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또 다른 자회사인 넥사웹과 손자회사 넥사웹재팬도 순손실을 내면서 본업인 UI·UX 개발 플랫폼 부문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경찬 대표도 사기혐의로 피소되면서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와이퀸텟’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를 차용금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해 투비소프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차용한 일부 대금의 변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와이퀸텟 측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비소프트가 개발한 넥사크로플랫폼은 기업용 UI·UX 솔루션 분야 국내 점유율 1위 제품”이라면서도 “제품 경쟁력이 높다고 하더라도 책임경영을 통한 리스크 해소 노력이 없다면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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