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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인수전 ‘흥행 실패’, 시한 연장에 고민 깊어지는 DH

요기요 인수전 ‘흥행 실패’, 시한 연장에 고민 깊어지는 DH

등록 2021.07.08 16:49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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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 납입기한 앞두고 우선협상자 선정 실패할인 쿠폰 마케팅 거래액 끌어모으기 전략새 주인 맞이 못한 내부 직원 불안감 증폭

요기요 인수전 ‘흥행 실패’, 시한 연장에 고민 깊어지는 DH 기사의 사진

요기요 인수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독일 딜리버리히아로(DH)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수 후보를 선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시한 연장 요청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원하는 가격에 매각을 하려면 그만큼 남은 기간 동안 기업가치를 어떻게든 끌어 올려야 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H는 최근 공정위에 매각 시한 연장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는 애초 공정위가 정해둔 매각 기한인 8월 2일까지 대금을 납입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우선협상대상자도 정하지 못했다.

DH는 요기요 매각 희망 가격을 2조원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요기요의 적정 가치를 이보다 한참 못미치는 1조원 아래로 판단하고 있다.DH가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고 요기요의 매각작업을 진행하는 사이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의 점유율이 급락한 탓이다.

실제로 요기요의 점유율은 수직 낙하 중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의 점유율은 지난해 5월 32.3%에서 올해 4월 23.8%로, 8.5%포인트 떨어졌다. 3위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15.2%로, 요기요와 8.6%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어 매물로서의 가치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는 1조원도 거품이 많고 5000억~6000억원이 적정수준이라고 보는 곳이 대다수”라고 귀띔했다.

원매자들이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과 실적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DH가 요기요를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기 위해서는 거래액을 높여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사수해야만 한다. 문제는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 결국 어느 정도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기요가 ‘시한부 매물’인데다, DH는 배달의민족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력을 강화하는 장기적 투자보다는 짧은 기간 내 거래액을 늘리는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요기요가 ‘플랫폼 기업’인만큼 개발자 채용이 가장 큰 투자지만, 매각을 앞둔 시점에 굳이 큰돈을 들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개발자 채용은 기술 개발이나 서비스 품질 고도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단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

결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빠르게 기업가치를 높일 방법인데, 입접업체 제휴 쿠폰으로 할인을 진행해 주문량과 거래액을 늘리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요기요는 이를 통해 기존 고객들의 소비를 촉진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해 몸집 불리기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요기요는 7월 첫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1만원 할인 쿠폰을 발급하고, 이 쿠폰을 사용하면 추가로 1만원 쿠폰팩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 첫 주문 시에도 3000원을 할인해주고 이 쿠폰을 사용한 고객 대상으로 익스프래스 7000원 쿠폰팩을 지급한다. 다양한 프랜차이즈들과 제휴해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요기요는 특정 시간 동안 주문 금액에 따라 할인 혜택을 주는 타임딜 성격의 ‘요타임딜’도 운영 중이다. 4월부터 정식 도입된 이 이벤트는 팝업 광고가 뜨고 15분 이내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 주문 금액에 따라 차등화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폰 마케팅은 실적에 단기적으로 집객률과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효과적이나, 쿠폰 발행으로 인한 비용이 마진율을 끌어내린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당장 체급을 키워야 하는 요기요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진행해야 한다.

DH가 매각을 위한 작업에 집중하면서 요기요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수전에서 후보로 거론되던 유통 대기업들이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고 회사가 사모펀드(PEF)에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새 주인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가운데 직원들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경쟁업체들이 앞서 나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소속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 경쟁을 시작하면서 양강구도가 굳혀지며 요기요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요기요가 조금이라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건 배달에 투자하거나 요기요만의 차별점이 있는 배달 서비스를 내놓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력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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