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6호선 상월곡·돌곶이역 더블역세권 입지 좋아재개발 사업 취소되며 구역도 당초 절반으로 쪼개져지난 3월 공공개발사업 추진했지만 후보지에서 탈락해 한동네 아래 다른 삶 장위동, ‘최대 뉴타운’ 기대 모았지만재개발 취소와 지연에 주거 양극화에 주민들 박탈감 더해
12일 본지는 과거 뉴타운에서 해제돼 현재까지도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장위뉴타운 지역 중 한 곳인 ‘장위11’ 현장에 방문했다. 마찬가지로 장위11구역도 뉴타운 사업지구 선정되고 조합설립인가까지 마쳤으나 2017년 서울시 직권으로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아픔을 겪은 곳이다. 본지가 직접 방문했던 장위11구역은 6호선 상월곡역과 돌곶이역 등과 바로 인접해 있는 더블역세권으로 입지가 좋은 지역이었다.
문제는 재개발 사업이 취소되면서 구역도 당초보다 절반으로 쪼개진데다 일부 구역에서는 가로주택정비(이하 가주정) 사업을 추진한다는 주민들로 인해 재개발 추진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작년 2월에는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구역으로 지정해 놓기까지 했다. 통상 재개발이 추진되려면 도시재생사업지정부터 해제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즉 장위11구역은 지난 15년 동안 ‘뉴타운지정→해제→도시재생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이라는 절차들을 거치면서 ‘재개발의 꿈’이 계속 한 차례씩 밀려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사업이 취소된 뉴타운 중심으로 개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실제 지난 3월 대다수의 장위11구역 주민들은 공공재개발사업을 신청했으나 후보지에서 탈락됐다. 통상 정부 주도의 공공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되려면 관할 구청장의 허가부터 거쳐야 하는데 현재 성북구청장으로 재직 중인 이승로 구청장이 이러한 장위11 주민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해당 사업의 시행사로 나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도 "공공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려면 관할 구청장의 입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들의 의견을 토대로 후보지로 선정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후에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으로 추천해달라고 성북구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도시재생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심각한 점은 현재 추진된 도시재생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이 대다수 주민의 의견들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장위11구역 일부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도시재생시범 사업지구 지정 자체가 구역 내 토지등 소유주들의 주거환경 선택권과 재산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막대함에도 소유주들의 의견을 묻는 대부분 일부 절차가 생략된데다 몇몇 소수의 주도하에 졸속으로 지정됐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도로존치의 기반에서 진행되는 가로정비사업 또한 해당 토지 등 소유주들이 원하는 주거환경을 구현할 수 없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보다 못한 장위11구역 주민들은 13구역 주민들과 연합해 지난 8일 성북구청 앞에서 연대 시위까지 벌이게 됐다. 문주희 장위11 통합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대표는 “성북구청은 왜 소유주 다수가 원하는 재개발 민원을 계속적으로 외면하냐”라며 “성북구청의 편파행정을 규탄코자 한다”하고 말문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가로정비추진 주체들에게는 연번동의서 양식을 그렇게 신속히 잘 내주어 왔으면서 장위11구역과 장위 13구역 재개발 추진주체에는 발급을 주저하며 꺼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라며 “뿐만 아니라 뉴타운 해제 이후 장위11구역의 잘못돼가는 도시기능과 재개발 민원표출에 따른 갈등해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허위발언으로 장위11구역 1500여명 소유주를 우롱하기까지 했다”라며 질타했다.
그러면서 “해제조건의 완화를 통해 공정치 않게 뉴타운이 해제된 이래 지금까지 장위11구역 토지등 소유주들은 원하는 주거환경을 선택할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받아 왔다”라며 “심지어는 현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대책으로 장려하는 여러 재개발 사업에 대한 참여마저도 성북구청에 의해 좌절되고 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반대로 장위11 가주정 관계자는 “장위11은 통합재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불가능하다. 물론 통합이 좋지만 10년 혹은 20년이 걸릴지 장담도 못하다”라며 “또한 재개발정비사업 기본 요건 충족 맞추는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통합재개발만 기다리고 있다면 11구역은 빌라촌으로 변해버릴 것이고 결국 노후도가 맞지 않아 향후에는 가주정마저도 불가능해진다”라고 덧붙였다.
한때 서울 최대 규모 뉴타운으로 꼽혔던 만큼 ‘장위뉴타운’은 지난 2005년 뉴타운으로 지정될 당시만 해도 ‘서울시 최대’ 규모 뉴타운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곳이다. 장위동 일대 186만7000㎡의 땅을 15개 구역으로 나눠 아파트 2만4000여가구를 짓는다는 계획에 이웃 동네까지 들썩였다. 하지만 2008년 말 금융위기가 닥치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장위뉴타운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뉴타운을 밀고 가자는 주민과 사업성이 없다며 그만두자는 주민 사이 갈등이 계속됐다.
사업이 지체되는 사이 장위뉴타운 8, 9, 11, 12, 13, 15구역 6곳이 뉴타운에서 해제됐다. 반면 장위 1, 2, 5, 7 구역은 재개발에 성공했으며 3, 4, 6, 10, 14구역은 민간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8, 9구역은 최근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지정됐다. 한 마디로 장위동이라는 한 동네에서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즉 뉴타운에서 해제된 지역들 대다수는 민간 혹은 공공 재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데 장위11과 13구역만이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진행으로 재개발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이미 재개발 사업을 먼저 마친 구역에는 잇따라 새 아파트가 공급됐다. 이미 2구역 ‘꿈의숲코오롱하늘채(2017년 10월 입주)’, 1구역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2019년 6월 입주)’, 5구역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2019년 9월 입주)’가 입주를 마쳤고 7구역 ‘꿈의숲아이파크’는 지난해 말 공사를 마치고 입주했다. 아직 분양이 이뤄지지 않은 구역도 관리처분인가, 사업시행인가 등을 받아두거나 최소 조합설립인가를 마치면서 뉴타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격도 천정부지로 솟았다. 2년 전인 2019년 6월만 5억~6억원대에 거래되던 이 지역 아파트들이 최근에는 11억~12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가격이 급등하자 구역에서 해제된 곳의 주민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상대적 박탈감마저 들었다는 것이다.
장위13구역 관계자는 “현재 이 곳은 아이들은 우스갯소리로 주거 형태와 따른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다”라며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벽화)들만 들어서는 도시재생사업이 공청회도 없어 결정됐다. 이 점을 비난한다”라고 꾸짖었다. 장위뉴타운 중 규모가 가장 큰 13구역 역시 여러 구역으로 쪼개진 이후 13-4구역, 13-6구역, 13-8구역 등이 가로주택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었는데 최근 13구역 전체 재개발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다만 신축 빌라가 크게 늘어난 탓에 노후 건물 비율이 낮아졌는데 이를 허물고 다시 재개발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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