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선점 위해 해외 배터리 스타트업과 협업 활발5년 내 양산 목표로 연구개발···삼성SDI, 2027년 목표 SK·현대차 투자한 美 SES,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 공개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배터리에 적용되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배터리를 말한다. 배터리 무게와 부피도 줄어들어, 리튬이온 배터리가 갖고 있는 용량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액체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온도 변화로 인한 배터리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누액 등 배터리 손상 시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성이 존재하나 고체 전해질을 적용하면 이 같은 화재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도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 달러(약 353억2500만원)를 투자하고 공동으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생산하는 협약식을 체결했다.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SK이노베이션 외에도 포드, BMW 등이 이미 투자한 곳이다.
양사는 우선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니켈, 코발트, 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서며 특히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 설비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9월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와 공동 연구로 기존 60도 이상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상온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 실리콘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중 상온에서 충방전 수명이 500회 이상인 건 처음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배터리 이노베이션 콘테스트의 지원 과제가 실제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삼성SDI는 지난 2013년부터 중장기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달 열린 ‘KABC 2021’ 행사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검증 단계에 들어갔다고 언급하며 2023년 소형 배터리, 2025년 중대형 배터리를 대상으로 검증을 거친 뒤 2027년 가량 양산 준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자체 개발 프로젝트 외에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일본연구소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지난해 1회 충천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배터리 3사 외에 현대자동차·기아도 최근 미국 전고체 배터리 기업인 팩토리얼 에너지와 공동개발협약(JDA)를 맺고 전략적 투자에 나선 상태다. 양사는 전고체 배터리의 셀·모듈·시스템 개발 외에도 양산과 실제 전기차에 탑재하는 단계까지 통합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토요타는 2008년 차세대 배터리 연구소를 출범하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공식적으로 언급했으며 최근 콘셉트카 시제품을 공개했다. 또한 폭스바겐은 미국 퀀텀스케이프, BMW는 솔리드파워와 손잡고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 밖에 4일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이 공개 예정인 전기차용 하이브리드 리튬메탈 배터리 셀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ES가 4일 발표할 배터리는 전해질의 90% 가량을 고체로 채운 제품으로 전고체 배터리의 전 단계로 알려졌다.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은 솔리드파워, 퀀텀스케이프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력으로 글로벌 톱3에 꼽히는 곳이며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기아, SK㈜, LG테크놀로지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배터리 업체부터 완성차 업체들까지 앞다퉈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빠르면 2025년부터 양산을 목표로 업체들이 개발 중이나 생산설비 구축 등을 고려하면 상용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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