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물가 상승 부작용 우려해 인상 반대산업부 “원가 압박이 심해 요금 인상 불가피”9월 기재부 동결 방침 시 산업부 강력 반발
산업부와 한국가스공사는 최근의 원가 급등 추세로 인한 비용 압박으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내년 1월 1일부터 가정용으로 사용되는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10% 내외 인상하는 방향으로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재부는 물가 상승이 가져올 부작용을 우려해 내년 가스·전기료 등 공공요금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재부는 12일 “전기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을 원칙적으로 동결한다는 방침을 오는 20일쯤 발표하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9월에도 기재부와 산업부는 가스요금 인상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기재부는 9월 29일 제29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이미 결정된 공공요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연말까지 최대한 동결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불과 하루 뒤인 30일 기자들과 만나 “원료비 인상이 계속되고 있고 누적 압박이 커져 적절한 시점에 (기재부와) 가스요금 인상에 대해서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도시가스 원가 상승을 고려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원가 상승 추세에도 도시가스 요금이 지난해 7월 이후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는 점도 내년도 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최근 국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한 상황이며 한국은행 등은 당분간 이 같은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현물가격도 연초 저점 대비 7배 이상 올라 mmbtu(열랑 단위)당 35달러를 기록하면서 연말까지 도시가스 요금 인상 요인이 100%에 달하고 있다.
요금 동결로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올해 말까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정난방용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에도 민수용 요금을 동결할 경우 내년 3월 말에는 미수금이 무려 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미수급 급증은 결국 가스공사의 재무구조 악화를 유발하고, 이는 결국 향후 도시가스 요금 인상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0월 15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도시가스 요금 동결 방침에 대한 질의에 “작년 7월 이후 현재까지 민수용에 대해 (연료비) 연동이 안 되는 사이 국제 LNG 가격과 원유 가격, 스팟 가격이 모두 상승했으므로 이런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며 “물가당국의 고충도 이해하나 저희가 상장기업인만큼 원가 부담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요금 인상을 허용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기재부는 최근 생활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의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공공요금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의 원재료인 만큼 다른 품목 가격의 상승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기재부는 20일께 발표할 예정인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전기·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에 대한 동결 방침을 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부처 간 이견이 논란이 되자, 해명 자료를 내고 “내년도 가스요금 인상은 결정된 바 없으며, 기재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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