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동통신 3사는 지난 2018년 경매를 통해 ▲SKT 3.6GHz~3.7GHz 대역 ▲KT는 중간대역인 3.5GHz~3.6GHz ▲LG유플러스는 3.42GHz~3.5GHz 대역을 할당받았다. 논란이 되는 20MHz 대역은 3.4GHz~3.42GHz로 LG유플러스와 인접한 대역이다. 전파 혼간섭 문제가 해결되면서 최근 추가 할당을 진행하려고 한다.
주파수는 일종의 토지 개념이기 때문에 인접 대역을 사용하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가령 SKT와 KT가 LG유플러스의 인접 대역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막대한 추가 자금이 투입된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기존 구축‧운용중인 기지국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SKT와 KT는 시장 불공정 경쟁이라며 반발에 나섰다. SKT와 KT에는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 편익'을 이유로 반박했다. 그간 LG유플러스는 100㎒폭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안 80㎒폭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왔으며, 이번 추가 할당을 통해 자사 고객들의 편익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SKT와 KT는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소비자 편익' 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니 쉽게 반박하기 어렵다. 자칫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LG유플러스에게 유리한 경매를 진행하자니 눈 뜨고 코 베이는 느낌이다. 시장 경쟁에서 상대적 열위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이에 SKT도 강수를 내놨다. 이번에도 '소비자 편익'이 이유다. SKT는 3.7GHz 이상 대역 40MHz 주파수(20MHz x 2개 대역)도 함께 경매에 내놓을 것을 제안했다. 총 3개 대역을 동시 경매로 진행하면 공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물론 중간 대역인 KT의 입장에선 이마저도 실익이 없다.
이통3사가 주파수 추가 할당에 '소비자 편익'을 내세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유다. 토지가 넓어지면 농산물을 더 많이 수확할 수 있는 것처럼 주파수 대역폭이 넓어지면 속도가 빨라진다.
그럼에도 이번 주파수 할당 논쟁에서 소비자 편익이 사업자 간 경쟁 논리로만 사용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소비자 5G 품질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전국 5G망 구축에서 이통3사의 이행률에 못 미쳤다. 이통3사의 설비투자 비용도 전년보다 줄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5G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신규 5G 단말 보급의 영향이다. 반대로 말하면 소비자들이 5G를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닌, 신규 단말이 5G로 출시됐기 때문에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한 5G 사용자 이용 현황에 따르면, 최신 스마트폰이 5G 전용으로 출시돼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56.1%인 반면 5G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었다는 이용자는 5.9%로 나타났다.
오는 17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주파수 할당 중재를 위해 이동통신3사 CEO와 만난다. 경매를 앞두고 이통3사의 소비자 없는 소비자 편익을 내세우기 보단 5G 품질 향상과 서비스 경쟁을 두고 고민하는 원만한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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