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서 태양광 발전업 등 사업목적 추가택배차 전동화 전환 중···터미널엔 충전소 설치태양광 활용 직접 전기생산, 시설전력으로 활용미래성장전략실 주도, 승진으로 입지 더욱 강화당초 이사회 합류 유력···대신 지원본부장 선임
조 사장의 사내 영향력은 높아지는 분위기지만, 이사회 진입은 올해도 불발됐다. 지난 1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과 동등한 지위를 확보한 조 사장은 사내이사 선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초고속 승진에 대한 시장과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의 안건과 신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다룰 계획이다. 정관 변경은 총 3건으로, 주목할 부분은 신규사업 관련 사항이다. ㈜한진은 사업목적에 ▲태양력발전업 ▲전기판매업 ▲전기신사업 ▲전기자동차 충전업 및 관련 일체 사업을 새롭게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정식 사업면허를 취득하겠다는 목적이다.
㈜한진 주력은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택배사업이다. 표면적으로는 택배사업과 에너지 관련 신사업의 시너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한진이 현재 운영하는 9000대의 택배차량을 운영 중이고, 대규모 물류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진의 미래 방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물류업계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경영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탄소중립 녹색물류'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한진 역시 녹색경영을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중심에는 조 사장이 있다. ㈜한진은 2020년 말부터 제주도에서 내연기관 택배차량을 전기·하이브리드 등 친화경 차량으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전기 택배차량 도입에 맞춰 택배터미널 내 전기차 충전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내년 8월 개장하는 최첨단 물류 터미널인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에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가장 먼저 도입한다. ㈜한진은 향후 터미널별로 충전 시스템을 확충해 나간다는 방침인데, 현재 전국에 100여개의 물류터미널과 720여개의 집배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은 태양광 발전을 활용해 전력을 스스로 공급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을 세웠다. 특히 각 허브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는 전기차 충전 뿐 아니라 시설 전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택배기사들은 유지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ESG경영도 한층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의 입지가 굳건해진 만큼,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원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기존 노 사장과 공동 대표 체제를 유지하던 류경표 사장이 지주사 한진칼로 영전하면서 사내이사 1석이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 사장이 연초 승진하며 노 사장과 함께 '톱2' 지위를 확보했고, 앞서 한 차례 이사회 진입을 노렸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았다.
㈜한진은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를 놓고 고심했지만, 2대주주인 HYK파트너스 등 외부 반발을 고려해 이를 철회했다. 하지만 올해도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계획은 실현되지 못했다. ㈜한진은 조 사장 대신 택배사업본부장을 역임한 신영환 지원본부장 전무를 선임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 이름이 이사 후보 명단에서 빠진 이유를 놓고, 초고속 승진에 대한 시장과 주주의 불편한 시선이 아직 존재한다는 점을 꼽는다. 2019년 6월 한진칼 전무를 맡은 조 사장은 2020년 9월부터 ㈜한진 마케팅 총괄을 겸직했다. 그해 12월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한진 경영에만 집중했다. 조 사장은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다시 사장 명패를 쥐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한진 주총에서는 HYK파트너스가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여전히 10%에 달하는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 선임안이 상정될 경우 적극적으로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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