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CPI 41년 만에 최고치 찍었지만 美 증시 소폭 하락 그쳐전달 물가충격 학습효과···유가 등 원자재값도 뚜렷한 하락세 코스피도 기술적 반등 기대감···"추세적 상승전환은 아직 일러"증시 변동성 지속···물가 정점통과보다 하락 '속도' 주목해야
미국 노동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6월 CPI 전년 동월보다 9.1% 올랐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1981년 12월(8.9%) 이후 40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8.6%)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시장 예상 전망치(8.8%)도 뛰어넘었다.
이날 물가 발표 직후 나스닥이 2% 이상 빠지는 등 미국 증시가 급격히 하락했다. 하지만 장 막바지엔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소폭 하락 마감했고, 미국채 10년물은 오히려 내렸다. 이미 전달에 물가 충격을 경험한 만큼 금융시장도 제한적으로 반응했다는 평가다.
특히 '물가 상승'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글로벌 증시의 기술적 반등을 기대하는 요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가 발표 직후 "에너지 가격이 월간 인플레이션 상승치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며 "오늘의 자료는 거의 30일에 걸친 휘발유값 하락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의 주요 배경인 유가가 안정을 찾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물가가 더 이상 오르긴 어렵다는 얘기다.
한 때 배럴 당 12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이미 100달러를 밑돌고 있다. 13일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은 각각 96.30달러, 99.57달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의 재확산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달러화 강세 등이 유가하락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젼락팀장은 "최근 가솔린, 곡물가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하다"며 "달러 강세가 단기적으론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했지만, 증시 변동성 확대의 근본적 문제였던 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침체 우려가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물가 상승과 긴축 가속화로 인한 충격은 일부 회복할 여지가 커졌다"며 "이미 지난주부터 기술적 반등이 시작된 코스피는 추세반전은 어렵더라도 전략적 보완과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밤 미국 주식시장은 예상보다 높은 6월 CPI가 확인되면서 하락 마감했다"면서도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준 총재가 경기침체 위험을 경고하면서도 성장보다 물가 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41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지표의 주된 원인은 에너지 가격이며, 최근 유가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물가와 금리의 안정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의 하방 위험도 그만큼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물가 정점 통과 여부보다 물가 하락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미 전방위적인 물가 오름세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와 싸워야하기 때문이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6월이 미국 물가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헤드라인 물가의 정점 통과만으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긴축 속도가 조절되기 전까지는 주식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7월 CPI의 상승률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기 전까지는 주식·채권시장의 변동성 장세를 전망하며, 위험자산 비중에 대한 중립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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