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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0년전 교훈 무색···'국감 호출' 진짜 답 내놓나

IT IT일반 불꺼진 카카오제국

10년전 교훈 무색···'국감 호출' 진짜 답 내놓나

등록 2022.10.17 16:13

수정 2022.10.17 16:14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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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도 카톡 셧다운, 서버 이중화 약속에도 또 재발결국 '김범수 카카오 의장' 과방위 국감 증인 채택최악 '먹통 사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질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감사대상기관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지난 주말 발생한 카카오 '메인 데이터센터' 화재로 이 회사 서비스 대부분이 '셧다운'됐다. 이런 사고를 대비해 마련한 여러 곳의 서브 데이터센터(이중화)는 무기력했다.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던 국민들은 갑작스러운 사태에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정확히 10년 전 단순 데이터센터 정전에 카카오톡 서비스를 수 시간이나 멈춘 뒤 '이중화' 작업에 힘쓰겠다고 한 약속이 공염불(空念佛·입으로만 외는 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카카오의 진짜 DR(주센터 장애 때 DR센터 자원으로 서비스 연속 제공) 해법 마련 공은 결국 국정감사장으로 넘어가게 됐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국감行, DR 체계 점검=17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이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과 재발방지책을 묻고자 오는 24일 국정감사에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홍은택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부른다. 일부 서비스 오류가 있던 네이버에서는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와 최수연 대표이사가,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SK그룹 쪽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박성하 SK C&C 대표이사가 참석 요청을 받는다.

앞서 지난15일 오후 3시 30분경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에서 불이 났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6층에 지하 4층 규모(연면적 6만7000여㎡)로,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해 많은 기업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이 불로 국내 양대 포털에 오류가 발생했다. 특히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맵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일련의 서비스가 모두 멈추면서 국민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과방위 의원들은 즉시 현장을 찾아 점검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전날 화재가 난 건물을 답사한 후 "전원 공급 장치, 전기가 들어와서 나가는 지점에서 화재가 났다"며 "어찌 보면 원시적인 사고"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 카카오에 대해서는 "국민적 피해가 엄청난데, 사고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이중화 작업을 하지 않은 사태 때문에 벌어졌다"면서 "여야 간사 협의·합의를 통해 김범수 의장 등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국민이 알고 싶은 부분을 묻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여러 상황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이 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관리하는 업체 중 유독 카카오만 피해가 극대화한 배경, 즉 DR 문제를 캐묻겠다는 얘기다. 일례로 함께 입주한 네이버는 당시 일부 서비스에서 장애가 있었으나, 당일 모두 복구했다. 이 회사는 메인 서비스 서버를 춘천에 자리한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고 있고, 일부 서비스 서버는 판교 등에 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등은 대고객 서비스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연 매출 6조짜리 회사인데···"초보적 실수, 믿기지 않아"=카카오의 이번 대처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건 전례가 있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 2012년 4월에도 유사한 사태를 겪었다. 데이터센터에 전력장애가 발생해 주말 수 시간이나 카카오톡이 동작하지 않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4000만명이 넘게 쓰는 서비스인데, 데이터센터를 하나만 쓰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회사 경영진은 중장기적으로 여러 곳에 서버를 분산 운영하고, 이원화(이중화) 체계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는 이후 메인 데이터센터를 판교 SK C&C로 변경하고, 분당과 안양 등 전국 네 곳으로 분산했다. 특히 내년 한양대 안산 에리카 캠퍼스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열고, 서울대 시흥 캠퍼스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었다.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카카오의 DR은 10년 전도, 지금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같은 일을 실시간으로 하는 서버를 다른 지역 데이터센터에 두고 한 곳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곳 서버가 대체해야 하는데 이 프로세스가 안 이뤄진 것"이라며 "국민들의 일상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 매출 6조짜리 플랫폼 회사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이중화' 작업엔 문제가 없으나,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서버가 마비돼 발생한 불가피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양현서 부사장은 "이 정도 규모 데이터센터 전체가 마비된 것은 국내 정보기술 업계 역사를 통틀어도 이례적인 일"이라며 "워낙 많은 규모의 장애가 발생하다 보니 다른 곳(데이터센터)이 데이터와 트래픽을 대신 받아주는 게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이런 이례적인 상황도 커버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역량이나 캐파를 늘리는 기술적인 차원의 대안이 나오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개념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대응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이 재발 방지책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국감 전후로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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