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상 손실···실질 가치에는 영향 없는 경우과거 장단기금리 역전 대부분 1년내 정상화
롯데손해보험은 14일 오후 '매매목적 파생상품(IRS)' 관련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손실금액은 329억1851만원 수준으로 이는 자본금의 3.3%에 해당한다.
롯데손해보험은 손실 발생 원인에 대해 "전례없는 글로벌 정책금리 인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심화돼 해당 파생상품에서 거래손실과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며 "하지만 해당 상품은 10월과 11월 현재 기준으로 환입되고 있으며, 장단기 금리차 정상화시 평가손실 환입 및 거래이익 실현이 가능하며 평가손실에 대한 현금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준금리 급등으로 인해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으로 보유한 생명보험사의 채권 평가익이 줄어들면서 장부상 손해가 발생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실제 최근 3분기 실적을 공개한 NH농협생명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금리 상승으로 인한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로 회계상 일시적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지난달 28일 NH농협생명이 공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매도가능채권에 5조5000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총 4820억원 규모의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금리 변동에 민감한 매도가능채권 가치가 뚝 떨어지면서 장부상 수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뿐 실질적인 회사 가치에는 영향이 없는 경우다.
이번에 손실이 난 파생상품의 경우 미래에 예상되는 손실까지 현재로 선반영하게 돼 있다. 보수적 관점에서 내년 하반기까지 장단기금리차 역전이 발생한다고 가정했을 때, 평가손실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향후 금리차가 완화되면 계속해서 환입이 발생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즉 매각을 앞둔 롯데손보 입장에선 회사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단 효과를 낼 수도 있는 셈이다.
과거 사례를 봐도 장단기금리차 정상화 시기는 반드시 돌아온다. 해당 상품의 경우 13년 만기 상품이기 때문에 그 기간안에 손해를 메울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다. 실제 미국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금리차 역전현상이 발생했던 1988~1989년, 2000년, 2007년의 경우 모두 1년 내 금리차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롯데손보가 실제로 실현하는 손실이 한 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부에 그칠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단기금리는 정책금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서 근시일 내 인상이 유력한 경유 시장에서 확 튀어오르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번 미국 CPI 상승세 둔화와 파월의 속도조절 발언 등으로 단기채(2Y)가 내려가서 장단기금리차(10Y-2Y)가 축소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평가손실로 인해 실질적인 현금유출이 없으며 자본건전성과 유동성은 우수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말 새회계제도인 IFRS17 기준 계약서비스마진(CSM)과 순자산(자본총계)이 각각 약 1조6000억원과 2조4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롯데손해보험 측은 "CSM과 자본이 모두 성장한 배경에는 가치가 높은 양질의 보험상품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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