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잔액 693조원 전달대비 줄어전세·신용대출 감소로 11개월 연속↓기업대출, 대기업 중심으로 증가세 지속
6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3조346억원으로 전월대비 6129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은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었으나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집단대출 잔액은 162조6448억원으로 한달전에 비해 6689억원 증가했다. 집단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6277억원 늘어난 510조7634억원이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 신규 건들은 제한적이겠지만 일부 신규 분양 건들과 기존에 이미 입주가 시작된 약정 건에 대한 대출, 중도금 대출 등으로 주담대 잔액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잔액은 133조657억원으로 한달새 9978억원이 감소했다. 은행권 대출 성장을 견인해왔지만 최근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전세가 하락과 월세 전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용대출 역시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1조5888억원으로 전달대비 2조411억원 감소했다. 부동산, 주식 등의 투자시장이 둔화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전세대출의 경우 신용대출보다 이자가 많이 싸다보니 실수요가 아닌 경우에도 대출을 받아 주식 등에 투자하는 사례도 많았다"며 "이에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와 함께 금리 인상에 따라 기존에 자금 융통을 위해 받았던 대출 상환이 이뤄지면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업대출 잔액은 710조4213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4829억원이 늘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9조938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531억원 늘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11조3275억원으로 한달전 보다 4조1801억원 늘었다. 이는 기업대출 총 증가폭의 약 7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대출 잔액이 급증했던 지난 10월(전월대비 6조6652억원 증가)에 비해 증가폭은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기업대출 증가세에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레고랜드발 등으로 인해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기 보다 은행으로 발길을 돌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역시 이 같은 수요가 반영되면서 대기업 대출이 급증했던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선 은행권의 대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금시장 안정화 등이 이뤄지게 되면 가계대출 감소세와 함께 그간 은행권의 실적 성장을 주도해왔던 대출성장도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하반기 매월 2조원대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신용대출과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전세대출 감소 추이를 보면 가계부분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며 "올해 기업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자금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기업대출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은행들의 대출성장이 3% 내외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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