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형택 사장 사임 후 3개월째 사장 대행 체제 유지빌라왕 전세사기', 깡통전세' 등 현안 해결 장기화이르면 내달 공운위서 결정···일각에선 낙하산 우려
정부 부처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추천한 신임 사장 후보를 놓고 검증에 돌입했다. HUG 임추위는 서류 심사 합격자를 개별 면접하고, 사장 후보 최종 대상자 5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HUG 임추위가 공운위에 이들을 추천하면, 공운위가 심의·의결해 최종 후보 1명을 정한다. 이후 공운위가 이를 HUG에 통보하면 주주총회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3~5배수의 후보군을 받았고, 오는 2월 초 열릴 공운위에서 최종후보자가 낙점될 것"이라고 전했다.
HUG는 지난 10월 권형택 전 사장이 중도 사임한 뒤 3개월째 수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권 전 사장 사퇴 배경에는 국토부가 HUG 간부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내부적으로 고강도 감사를 진행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현재는 이병훈 사장 직무대행이 공사를 이끌고 있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HUG의 역할이 더 막중해지는데 수장 임명 절차가 늦어져 업무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빌라왕 사태'를 비롯해 전세 보증 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해결할 사안이 산더미처럼 밀린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HUG 개인 전세반환보증 대위변제금액비율이 반년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반환보증에 대한 신용위험액(예상 외 손실)도 한달 새 3000억원 이상 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HUG의 개인 전세반환보증 대위변제금액비율이 0.30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기준 0.252%에서 한달 만에 0.05%p 오른 수준이다.
이는 이른바 '빌라왕 사태'로 불리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이 크게 늘고 집값 하락으로 집의 매매가격과 전셋값 간 격차가 거의 없는 '깡통전세' 주택이 증가해 많은 세입자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전세사기 급증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쌓여있지만 수장 임명 절차가 늦어져 업무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차기 사장 선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과 사장 후보군에 대한 정보가 전혀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 인사'도 우려되고 있다. HUG 사장 후보로 여당 선거 캠프 출신 인사와 전·현직 금융권 인사, 국토부 출신 전직 관료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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