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지역 급매물 소화...이외 지역 영향 적어"매도자, 매수자간 가격 인식 차 여전해 관망세""1·3 대책 이후 집값 양극화 더욱 가속화 될 것"
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38% 하락했다. 일주일 전(-0.42%) 대비 하락폭이 축소되면서 5주째 하락 흐름이 둔화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31%에서 –0.25%로 줄며 5주 연속 하락폭이 감소했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0.55%, 0.39% 떨어지며 역시 일주일 전(-0.59%, -0.44%) 대비 하락폭이 줄었다.
정부가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아파트값 약세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서울 강남3구·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곳의 부동산 규제지역을 해제하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줄이는 등 주택시장 연착륙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아파트 거래량도 일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대책이 나온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2일 기준 684건으로 지난해 12월 거래량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아직 신고 기한이 한 달가량 남은 만큼 12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 집값 반등세가 수도권에서도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며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다른 지역과 지방 역시 하락폭은 축소했으나, 여전히 수억원 하락한 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각지에서 지난해 말보다 수천만원 높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1~2건의 제한적인 거래에 불과하다"면서 "다량의 거래가 동반된 회복세로 보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역시 일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매수자 관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마포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지만 매도자·매수자 간 가격에 대한 인식 차가 있어 쉽게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거래량 회복을 논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노원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시장 연착륙 대책으로 거래가 소폭 늘었지만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남은 상황"이라며 "급매물이 일부 소진되고 있는데 본격적으로 거래가 활성화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실제 매매심리도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7로 전주(72.1) 대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12월6일(99.2) 이후 기준선을 하회하면서 매수우위 시장을 이어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시대에 부동산 시장 유동성이 감소한 상황에서 1·3 대책은 집값 양극화를 더 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전국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며 "서울 안에서도 강남3 구와 용산, 그리고 나머지 21개 구의 지역 격차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