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9년 만에 사장된 김동원···금융계열사 영향력 확대한화갤러리아도 '독립'···막내 김동선도 경영 전면 나설 듯일각선 승계작업 확대 해석 경계도···"지분구조 그대로"
13일 한화생명에 따르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아들인 김동원 부사장이 최근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인사에 맞춰 기존 5부문, 8본부의 편제를 3부문, 13본부로 변경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1985년생인 김 신임 사장은 입사 9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간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최고디지털전략챔임자(CDSO) 겸 전략부문장 등을 거쳤고, 최근까진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맡아 한화생명의 디지털 전략을 이끌어 왔다.
김 사장은 이번에 신설된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맡아 한화생명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김 사장은 한화생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과를 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안팎에선 김 사장의 승진으로 한화그룹의 3세 경영체제가 속도를 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을 맡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는 방식으로 3세 경영체제의 밑그림을 그려왔다.
한화그룹 금융사업의 핵심계열사인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을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김 사장이 30대의 젊은 나이에 사장 자리에 오른 건 한화그룹 삼형제의 '교통정리'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남 김동선 전무도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된 한화갤러리아를 앞세워 영향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날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갤러리아부문의 인적분할 안건을 가결했다. 이번에 독립된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및 유통사업에 집중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였던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021년 한화솔루션에 흡수됐다가 2년 만에 다시 독립했다. 한화갤러리아가 지주회사인 ㈜한화 밑으로 들어오면서 한화그룹의 지배구조는 보다 단순해졌다. 한화그룹 삼형제가 각자가 맡은 사업을 떼어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선 삼형제의 지분이 오간 건 아닌 만큼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김승연(지분율 22.65%) 회장이고, ㈜한화는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한화갤러리아 등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갤러리아의 인적분할 등은 승계와는 무관하다"며 "전문적 투자 의사결정을 통한 유통 사업 다각화 기회 확보 등 경영 효율성 극대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도 "김동원 사장의 승진은 승계와 관련이 없는 직급 승진"이라며 "신사업인 해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로 봐 달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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