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계속 진행하면 더 큰 손해···PF 조건도 무리대우건설발 사태로 부동산 PF 부실화 재확산 우려"두업계 모두 책임소재 있어...PF리스크 관리 강화"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시공사로 참여한 울산 동구 '일산동푸르지오' 후순위 대출보증(브릿지론) 440억원을 자체상환하고 사업에서 전격 철수했다. 일산동푸르지오는 총 480가구 규모로 인상된 공사비원가을 감안하면 전체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대형사업장이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브릿지론과 부동산PF 등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고, 분양을 진행해 생기는 수익으로 이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기존 시행사들이 받아 둔 브릿지론 금리 대비 본PF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행사측 부담이 커졌지만 자금 조달 창구인 분양시장 악화로 건설사들의 공사비 회수 우려도 커졌다는 점이다.
대우건설은 분양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480가구를 분양해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연대보증을 섰던 440억원을 자체자금으로 상환했다. 즉 사업을 진행할수록 손해가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브릿지론 단계에서 일찌감치 발을 뺀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시장 침체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 차원에서 빠진 것"이라며 "계속 사업을 진행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고 브릿지론 단계에서 빠지는건 흔한일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 없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107가구로 정부가 위험선으로 보는 6만호를 훌쩍 뛰어 넘어섰다. 악성 물량인 준공 후 미분양은 7518호로 2021년 10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2013년 8월 이후 가장 많다.
여기에 치솟는 금융 비용은 압박으로 다가오는 실정이다. 지난해 초 8%대였던 브리지론 금리는 지금 15% 수준이고, PF 금리도 5%대에서 10%대까지 올랐다.
하지만 대우건설 '울산 사업 철수'를 두고 금융권 반발이 크다. 여전히 시장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이번 사태마저 불거지면서 금융권 PF 부실 우려가 재확산 될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금융권 내 부동산 PF 대출 부실은 이미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 금융권(카드사 제외)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146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4838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PF 대출 연체 잔액은 금융당국이 챙기는 주요 동향 지표 중 하나다.
금융당국은 아직 PF 대출 연체 규모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라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것을 올해 주요 업무 과제로 설정하고 동향을 살피고 있다. 다만 부동산PF 부실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꺼내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울러 대주단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법적 대응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차원에서 더 큰 문제는 부동산 사업에 대한 금융사들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사들은 수익성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사업은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특히 금융당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만큼 업계차원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양쪽 모두 책임 소재가 있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신용점수를 믿고 연대보증과 신용보증을 남발한 건설사와 회수가능성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묻지마식으로 대출을 내준 금융권 모두 책임 소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업계와 건설업계 모두 부동산PF 관리 강화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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