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1조 2500억원 베팅기존 지분 더해 39.9% 확보···최대주주 올라 협력 확대고심 깊어진 하이브···추가 공개 매수가 인상 저울질?
하이브 역시 그간 에스엠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들어내온 만큼,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조(兆) 단위 규모의 딜이 오가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사상 최대의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지난 6일 밤늦게 긴급 이사회를 열고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 계획을 확정 지었다. 당초 카카오는 이날 저녁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대내외적 부담 요인 때문에 사실상 이번 에스엠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카카오 이사회가 통과시킨 안건은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15만원에 에스엠 시장 지분 35%(총 833만3641주)를 인수하는 방안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각각 지분을 절반씩 인수하는 그림으로. 투입되는 자금은 총 1조25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지분과 35%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39.9%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공개매수는 이달 7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카카오는 이번 에스엠 공개매수 결정은 카카오, 카카오엔터, 에스엠 3사 간에 이뤄진 사업협력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3사는 앞서 음반 및 음원 유통을 비롯해 해외 진출 합작 법인 설립, 웹툰 등에 2차 IP(지식재산권) 제작 등 모든 사업 영역에서 긴밀한 협업을 이어간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하이브가 경영권 인수에 참여하면서 해당 계약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3사는 거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전략적 사업협력을 체결했다"라며 "그런데 현재 해당 사업협력 및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위협받고 있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는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에게 사들인 지분을 포함해 총 의결권 지분 19.43%를 확보한 하이브를 제치고 에스엠의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이렇게 카카오가 반격에 나선 것은 최근 하이브 공개매수 실패가 주효했다. 하이브는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0.98%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공개매수에 응했다고 밝힌 갤럭시아에스엠 지분을 제외하면 단 4주만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가 현재 보유한 에스엠지분은 이 전 총괄이 매각한 14.8%를 합해도 15.78%에 불과하다. 풋옵션이 걸린 이 전 총괄 잔여지분을 합하면 19.43% 정도다.
카카오가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선 하이브의 추가 대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대 1조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나선 만큼, 결과에 따라 대응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 측은 "아직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하이브의 추가적인 공개매수가 인상은 재무상 부담되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현재 내부 유보 자금만으로는 주당 16만원으로 40% 지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며 "하이브 정도의 신용도면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하지만 재무구조에 부담이 가는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스엠 사는 주체가 기존보다 1조원 이상의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라며 "하이브는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 상승을 내는 데 카카오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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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tyba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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