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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15만원이라도 사겠다?···"만년 내수기업 한계 깰 승부수"

IT 인터넷·플랫폼 에스엠 쟁탈전

15만원이라도 사겠다?···"만년 내수기업 한계 깰 승부수"

등록 2023.03.07 13:16

수정 2023.03.07 16:44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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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카카오 'SM엔터' 공개매수 선포 "주당 15만원, 35% 확보"인수전 발발 전 9만원 초반이었는데···매입가만 1조2495억원업계선 '고육지책' 평가···SM은 글로벌 벽 뚫을 매력적인 매물

카카오가 한 달 전 9만원 초반에 머물던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주당 15만원에라도 사들이려는 배경은 만년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내고 또 한 번의 '퀀텀점프'를 꾀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제 몸을 상해가면서까지 내놓는 방책)이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 ▲메신저 '카카오톡' 등 국내에 한정된 비즈니스 모델 탓에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타개하고자 카카오는 2021년 세계로 나아가자는 '비욘드 코리아' 전략을 선포한다. 우리와 문화가 비슷한 일본을 교두보로 삼았고, 웹툰(카카오픽코마)을 앞세워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동남아 시장도 모빌리티를 핵심 축으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서구권 공략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미 검증된 'K팝 선봉장'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의 고민을 단번에 풀어줄 매력적인 매물일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수평적인 파트너십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 K컬쳐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동행 비전'은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음악 사업'에서 시너지를 낸다. 카카오는 멜론과 음원유통, 아티스트 레이블 등 국내 음악 사업의 기반이 탄탄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영향력을 갖춘 음원·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음원 유통 협력과 글로벌 아티스트 공동 기획 등에서 협력하면, 세계 시장에서 IP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카카오는 기대한다.

특히 이런 IP 경쟁력에 인공지능(AI)·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을 결합한 미래 사업에도 강점이 있을 것으로 봤다. 카카오는 AI·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자 집중적으로 투자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뮤직 ▲스토리 ▲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전 영역에 걸친 IP 밸류체인을 토대로 다양한 IP 확장과 진화를 통한 'IP 비즈니스'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같은 카카오 그룹의 다양한 IT 자산과 SM IP 결합 시너지도 긍정적"이라며 "이런 시너지는 K컬쳐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 엔터 산업 전반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SM엔터테인먼트 인수가 필수적이다. 이런 절실함은 공개매수가(주당 15만원)에서도 나타난다. 카카오가 확보하려는 지분은 SM엔터테인먼트 총주식의 35%. 기존 4.9% 지분과 함께 전체 39.9%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오르겠다는 구상이다. 약 833만주를 확보하겠다는 건데, 15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매입가만 1조2495억원에 달한다. 이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확보한 투자금 1조1540억원도 넘어서는 금액이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공개매수(주당 12만원)가 한창이던 지난달 중순경 카카오의 대항 공개매수가로 최대 14만1000원을 예상한 바 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12만원대, 두 회사의 인수전으로 거품이 생기기 전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9만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파격적인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확보하려는 카카오의 계획이 차질을 빚었고, 지분 확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고육지책'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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