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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이롯쿠' 시대 연 쿠팡···쫓기는 신세계

유통·바이오 채널 NW리포트

'이롯쿠' 시대 연 쿠팡···쫓기는 신세계

등록 2023.03.08 08:0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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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매출·2분기 연속 흑자낸 쿠팡···'新유통시대' 열어국내 유통시장 점유율 9.8%···신세계그룹 이어 2위 등극발등에 불 떨어진 신세계그룹, 수익성 개선·상품 차별화 박차

'이롯쿠' 시대 연 쿠팡···쫓기는 신세계 기사의 사진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롯데·신세계 등 전통 유통기업과의 경쟁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27조원에 육박하며 이른바 '이롯쿠(이마트·롯데마트·쿠팡)' 시대를 열면서다. 신세계그룹은 쿠팡에 쫓기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그간 이커머스 기업으로 분류돼왔다. 2010년 일정 수 이상의 구매자가 모이면 파격 할인가로 상품을 판매하는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데다, 오프라인 매장을 두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만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쿠팡이 성장한 배경을 보면 전통 유통업체들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 직매입을 도입하며 사업 모델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롯데와 이마트를 필두로한 신세계 두 강자가 군림하던 유통시장은 이제 쿠팡까지 '3강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26조5917억원(205억8261만 달러·연 환율 1291.95)를 올리며 전년(21조646억원) 대비 26% 늘어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달러 기준 매출도 12% 증가해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 1133억원(8340만 달러·분기 환율 1359.26)을 기록해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흑자를 냈다. 연간 기준으로는 1447억원(1억1201만 달러) 적자를 냈지만, 이는 2021년(1조7097억원) 대비 무려 92% 줄어든 수치다.

쿠팡의 매출액은 면세점을 제외한 신세계그룹 유통부문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백화점·이커머스·홈쇼핑을 포함한 신세계그룹 유통부문 9개사 합산 매출은 30조4602억원으로 쿠팡보다 4조원가량 앞섰다. 롯데마트·백화점·이커머스 등 6개 유통 부문(면세점 제외)을 포함한 롯데의 지난해 매출액은 15조70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 규모는 약 402조원(판매세액 제외)로 추산된다. 이는 스타벅스, 세븐일레븐 등 크리스피크림 등 해외 유통 자회사와 소비자외식, 여행 산업은 제외한 수치다.

이 가운데 점유율은 신세계그룹이 13.4%로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롯데그룹(7.3%)을 제치고 쿠팡(9.8%)이 2위로 집계됐다. 소비자외식, 여행 산업까지 포함한 602조원의 국내 유통시장(면세점 제외)에서도 쿠팡(4.4%)이 신세계(5.1%)의 뒤를 이었다. 롯데는 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이롯쿠' 시대 연 쿠팡···쫓기는 신세계 기사의 사진

신세계그룹은 올 상반기 중 온·오프라인 통합 유료 멤버십 도입, SSG닷컴에는 이인영 공동대표를 선임하는 등 진열을 재정비하고 나섰다.

이마트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다. 지난해 매출액 29조3355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영업이익이 1451억원에 그치면서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이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을 목표로 삼았다.

오프라인은 비용구조 혁신, 상품 및 핵심경쟁력 강화, 투자 효율 제고에 방점을 찍었다. 내달 3일부터는 전국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종전 오후 11시에서 10시로 1시간 당긴다. 이마트는 인건비나 전기, 가스료 등 고정비를 절약해 상품 경쟁력 강화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직(直)소싱(Sourcing)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법인을 2곳 더 설립했다. 이마트(홍콩)무역유한회사는 지난해 이마트(위해)네트워크테크놀러지유한회사와 이마트(상해)네트워크테크놀러지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신규 법인 설립에 따라 이마트가 보유한 중국 내 법인은 3개로 늘었다. 홍콩 법인까지 합치면 총 4개 법인이다.

직소싱은 유통업체가 수입대행 업체를 거치지 않고 현지에 법인을 세워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유통 단계가 줄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직소싱은 상품 차별화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의 경우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는데 해외 소싱이 핵심 요소로 꼽힌다.

아울러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주요 관계사 혜택이 연결된 '통합 멤버십 2.0'을 연내 론칭할 계획이다. 또 신규 고객들이 우수 고객으로 전환하는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더욱 정교화된 타깃 마케팅을 실행한다. 신세계그룹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모두 강점이 있는 만큼 통합 멤버십 출범에 따른 록인(Lock-in)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도 경쟁력 확보와 수익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17년간 지마켓에 몸담은 이인영 부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한 만큼 지마켓과의 시너지 작업에도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올해 초 SSG닷컴 '오픈톡'에서 "올해는 성장, 고객 신뢰, 프리미엄 플랫폼, 수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SG닷컴은 '쓱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주력 고객인 3~4인 가구에 대한 장바구니 침투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1~2인 가구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니즈를 반영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한다. 비장보기 분야에서는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 기반으로 패션·뷰티 카테고리를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플랫폼 전략으론 SSG닷컴, G마켓·옥션, W컨셉 등 개별 플랫폼의 역할 특화를 강화한다. SSG닷컴은 그로서리 및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강점을 두고 G마켓·옥션은 가격과 구색 경쟁력 확보에 집중한다. W컨셉은 온라인 패션 시장을 선도하는 '카테고리 킬러'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쿠팡이 전체 유통 파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절대적인 강자는 없다"면서 "쿠팡의 매출이 늘고 흑자 전환 하며 세 업체가 경쟁하는 '신(新)유통시대'가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결국 각 회사 특성에 맞는 투자를 많이 하는 곳이 향후 몇 년 시장의 두각을 나타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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