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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쿠팡·컬리 이어 롯데온도 강조···이커머스 '공헌이익'이 뭐길래

유통·바이오 채널

쿠팡·컬리 이어 롯데온도 강조···이커머스 '공헌이익'이 뭐길래

등록 2023.02.20 17:56

김민지

  기자

롯데온 지난 4분기 공헌이익 132억원 '흑자전환'쿠팡은 2016년 4분기·컬리도 2019년부터 강조'최종 단계' 영업이익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

그래픽=배서은 기자그래픽=배서은 기자

롯데온이 지난 4분기 공헌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롯데온 이전부터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 기업들은 공헌이익 흑자전환을 강조해 왔는데요. 그렇다면 이 공헌이익이 대체 무엇이길래 유독 이커머스 기업들이 강조를 할까요.

롯데쇼핑 IR에 따르면 롯데 이커머스 사업부는 지난 4분기 롯데온 플랫폼 공헌이익이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20억원) 대비 흑자전환했습니다. 상품이익율은 10.7%에서 12.2%로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증가했죠.

롯데온의 공헌이익 흑자전환은 수익성 개선 전략이 통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롯데온은 지난해 4분기 IT역량 내재화를 통해 업무효율을 강화했습니다. IT 용역비를 전년 대비 37억원 절감했고 콜센터 운영비는 전년 대비 4억원, 비효율적인 새벽배송 중단 등으로 마트 물류 운영비를 38억원 줄였습니다.

공헌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판관비 중 변동비만 차감한 이익을 의미합니다. 변동비는 제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하고요. 생산과 판매량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품을 많이 생산할수록 비용도 많이 들어가니까요. 이 변동비를 빼고 남은 비용을 고정비라고 합니다. 인건비, 감가상각비나 임차료 등이 대표적인 고정비로 꼽힙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제품의 가격이 5000원이라고 해 보죠. 이 제품을 만드는데 드는 재료비가 3000원이라고 치면 제품가격에서 변동비를 뺀 비용은 2000원입니다. 이 2000원이 공헌이익이 되는 겁니다. A 제품을 팔 때마다 2000원씩 회사의 이익 증가에 공헌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공헌이익은 고정비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회사의 감가상각비, 임차료 등 고정비가 1년에 400억원씩 발생한다면 A제품을 200만개를 팔아야 본전을 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200만1개를 팔아야 그때부터 순이익이 증가합니다.

이처럼 공헌이익은 고정비를 회수하고 순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팔아야 하느냐를 가늠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기업 내부에서 제품가격을 얼마로 책정할지, 또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얼마나 팔아야 할지 의사결정을 하는데 사용하는 관리회계 용어인 것이죠.

그간 이커머스 기업들은 공헌이익을 강조해 왔습니다. 쿠팡은 2016년 연간 실적 공개 당시 4분기부터 공헌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밝혔습니다. 컬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공헌이익이 3년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헌이익이 강조된 배경으로는 그간 이커머스 기업들이 매출 성장, 거래액 증가를 목표로 내달려온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점유율 확보가 곧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통업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졌죠. 자연스럽게 수익성보다는 몸집 불리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성장을 위해 특히 물류센터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았습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물류가 곧 유통의 핵심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공헌이익을 강조했던 것도 지금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펼치기만 한다면 언제든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였습니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제 수익성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제 거래액이 곧 점유율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깁니다. 출혈경쟁으로 적자 폭이 늘어나면서 되레 플랫폼의 영속성 문제가 부상한 탓이죠. 적자를 줄이고 나아가 흑자전환이 가능한 지속가능한 모델로 탈바꿈한 기업들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됐습니다.

어찌됐든 현재 이머커스 기업들이 당장 강조할 만한 것도 공헌이익 뿐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헌이익이 대외적으로 '자랑'할 만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커머스 기업의 영속성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는데, 숫자로서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공헌이익"이라고 설명합니다.

공헌이익은 단기적 성과분석이나 의사결정 과정에 활용되는 내부 지표이기 때문에 '맹신'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헌이익이 나야지만 영업이익이 개선된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최종 단계인 영업이익으로 가기까지의 중간 단계가 공헌이익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업계는 고정비를 빼고도 적자가 지속한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기 때문에 공헌이익이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다만 공헌이익이 흑자로 전환한다고 해서 영업이익으로 전환하는 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앞으로는 영업이익을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이 어떻게 사업을 효율화하고 내실을 다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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