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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동산 PF 공포 앞으로 6개월이 고비···중견·중소 건설사 위기

부동산 부동산일반 NW리포트

부동산 PF 공포 앞으로 6개월이 고비···중견·중소 건설사 위기

등록 2023.03.15 17:54

수정 2023.03.15 18:08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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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PF 회수 기조···연장하려면 원금 일부 갚고 금리 올려야올해 만기도래 회사채 약 48조···A등급 이하 비우량채 15.2조원건설업계 현금보유 따라 양극화···곳곳에서 사업권 양도‧양수

건설현장에서 중장비가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건설현장에서 중장비가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다른 건설사에 사업권 인수의향을 타진해서 부실화된 사업장을 처분하고 있습니다. 경매로 넘기기보단 매매를 하는 것이 자금회수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저축은행 관계자)

올해 3분기까지가 지난해 연말부터 불어닥친 부동산PF 유동화위기의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까지 신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많이 일어났고 10월 레고랜드 사태 후 신규 대출 규모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유동성위기를 막기 위해 발행한 회사채도 올해 약 48조원이 만기가 도래한다. 업계에서는 현금보유량에 따라 건설업체 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사업권의 주인이 바뀌는 '양도‧양수'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이 PF 대출의 원금회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만기를 연장하기보다는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한 사업장의 토지와 사업권을 팔아서 최소한의 본전을 보전하려는 모습이다. 만기를 연장하려면 원금의 20~30% 수준을 갚도록 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선 금리를 올리거나 웃돈의 수수료를 더 내도록 하고 있다.

부동산 PF 공포 앞으로 6개월이 고비···중견·중소 건설사 위기 기사의 사진

이 때문에 그간 우려됐던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목표치 이상으로 올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요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한국투자 167.3% ▲키움예스 181.4% ▲키움 181.5% ▲오에스비 153.8% ▲머스트삼일 151.4% ▲애큐온 151.4% ▲하나 159.4% ▲신한 118.7% ▲SBI 126.3% ▲페퍼 112.2% ▲우리금융 139.1% ▲NH 190.6% 등이다.

2022년 9월 기준 건설사 우발채무 및 현금성자산. 자료=나이스신용평가2022년 9월 기준 건설사 우발채무 및 현금성자산.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반면 빚을 갚아야 하는 건설업계는 그만큼 숨통이 조여졌다. 작년 9월 말 기준 전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125조3000억원에 달한다.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금액 24조1000억원을 더하면 150조원에 육박한다. 증권사가 매입보증과 신용보강을 해서 월별로 만기가 돌아오는 ABCP와 ABSTB 규모는 매달 9조~10조원 수준이다.

숨통을 트기 위해 끌어다 쓴 회사채의 만기도래도 건설업체에게 큰 부담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채권시장 및 단기금융시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총 48조3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안정성이 떨어지는 A등급 이하 비우량채가 15조2000억원을 차지한다. 캐피탈·카드채 등을 포함하는 여신전문금융채도 65조원가량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

그래픽=나이스신용평가그래픽=나이스신용평가

PF 유동성 위기 속에 신용평가업계도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우발부채 우려가 커졌던 롯데건설과 태영건설 등에 대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수정했다.

업계에선 대형건설사보단 시행사 등 중견‧중소건설사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는 자체 신용등급이 높고 계열사 등에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쉬운 반면 중견‧중견‧중소건설사는 자금조달이 어렵고 브랜드 인지도도 상대적으로 낮아 미분양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PF 공포 앞으로 6개월이 고비···중견·중소 건설사 위기 기사의 사진

금리에 대한 부담도 중견‧중소건설사가 더 많이 지고 있다. 중견‧중소업체는 신용등급이 낮아서 제2금융권이나 사채를 끌어다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제2금융권에선 대출연장조건으로 연 10~20%의 고금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마저도 원금을 일부 갚아야만 가능하다. A등급 이상 신용을 가진 대형건설사의 회사채 금리는 3.6~5%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선 오는 3분기까지를 유동성 위기의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1년 단위의 브릿지론의 만기가 차례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레고랜드 사태 발생 후 PF 신규 발행이 급감했기 때문에 대부분 금액이 9월 전에 몰려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증권사 24개사 대상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증권업계의 브릿지론 규모는 약 8조2000억원, 본 PF 규모는 19조3000억원에 달한다. 캐피털사와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에서 발행한 것을 더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부동산 PF 공포 앞으로 6개월이 고비···중견·중소 건설사 위기 기사의 사진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업권이나 토지를 양도‧양수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대출이자가 연체가 되거나 만기 연장이 힘들어진 건설업체가 다른 업체에게 사업권을 넘기고 있는 것. 채권자인 대주단에서 이런 거래를 중재하기도 한다.

실제로 사업성 자체는 나쁘지 않은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에선 매매규모가 100억~300억원 단위의 사업장이 상당히 많이 거래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대주단 입장에서는 부동산 하락기에 낙찰가율이 낮게 나올 수 있는 경매보단 매매로 새로운 사업자를 구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면서 "매도업체도 부실업체나 부도업체라는 오명을 피해갈 수 있어 이득인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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