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게임박스, 6월 말 서비스 종료구글 '철수', SKT·LGU+ 서비스 '잠잠'···"품질·장르의 한계"스크린만 있으면 게임방···"신사업 연계, 성장 가능성 커"
다만 클라우드 게임 방식이 가진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업계에선 다른 사업의 부속 서비스로 접목하려는 새로운 시도도 관측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6월 30일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게임박스'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에만 해도 게임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과 함께 재도약을 꿈꿨으나, 되살아나지 않는 시장 분위기에 백기를 들었다.
KT는 고객이 선호하는 방식의 별도 모바일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사이버 모델하우스와 같은 신사업에 해당 기술을 접목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전략 방향을 수정하게 됐다"면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활용해 사이버 모델하우스 등 신사업에도 적용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단말기(휴대폰·PC·IPTV)에 게임을 다운받지 않고, 스트리밍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론적으로는 통신 환경만 좋으면 구형 단말기에서도 고사양 게임을 끊김없이 즐길 수 있다. 새 PC를 구매하지 않고도, 값비싼 그래픽 카드 없이도 스크린만 있으면 최신 게임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이런 점에 착안, 2019년 5G 이동통신 상용화와 함께 새 먹거리로 키웠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통신 3사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가 잇따라 나왔다. LG유플러스는 그해 4월 엔비디아와 제휴해 '지포스나우'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고, 같은해 8월과 9월엔 ▲KT '게임박스'(유비투스 협업) ▲SK텔레콤 '5GX 클라우드 게임'(마이크로소프트 제휴) 서비스가 국내에 데뷔했다.
통신 3사 모두 타사 고객들까지 써볼 수 있도록 클라우드 게임을 개방했다. 초반 반응은 좋았다. 게임계 '넷플릭스'라는 입소문을 타며,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2~3년 내 100만 가입자를 모집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결과론적으로 통신 3사 서비스 모두 흥행에는 실패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게임이 대부분 국내에선 비주류로 꼽히는 콘솔 타이틀이라 대중화의 길로 가기엔 무리가 있었다"면서 "론칭 초기와 달리 SKT와 LGU+도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글도 2019년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테디아'를 야심 차게 내놨지만, 최근 서비스를 종료했다. 실제 국내는 서구권과 달리 '리니지' 시리즈로 대표되는 MMORPG 선호도가 매우 높다.
고질적인 '품질' 이슈도 클라우드 게임이 국내에 자리 잡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서버에서 게임을 동작하고, 통신망으로 화면만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게임은 0.1초 미만의 반응속도 차이도 체감이 큰데, 신호가 서버를 경유하기에 반응이 늦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때문에 통신 3사가 관련 서비스 초반 수백명이 한자리에 모여 경쟁하는 MMORPG 장르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그렇다고 해서 클라우드 게임 장래가 어두운 건 아니다. 이 방식의 강점은 단말기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차량의 스크린만으로 고스펙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실제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2023에서도 차량에 클라우드 게임을 접목한 시도가 곳곳에서 관측됐다.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를 2021년 14억달러(약 1조8400억원)에서 2025년 81억달러(약 10조6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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