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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운용수익률 집중 관리"···동양생명, 1조5000억 자산 리밸런싱

금융 보험

"운용수익률 집중 관리"···동양생명, 1조5000억 자산 리밸런싱

등록 2023.04.19 08:36

수정 2023.04.19 09:02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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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자산운용수익률 0.94%p 하락국내채권:해외채권 비율 '1:2→7:3' 조정"자산운용 중요성 확대···실적 방어 행보"

동양생명은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자산리밸런싱에 나섰다. 사진=동양생명 제공동양생명은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이 크게 떨어짐에 따라 자산리밸런싱에 나섰다. 사진=동양생명 제공

동양생명이 자산운용사에 맡긴 1조5000억원을 회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이 생보업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자산을 재분배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함인데, 동양생명은 기존 대비 국내채권 비중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해 1분기 우리자산운용에 맡겼던 자금 약 1조원을 만기 회수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운용사에서 5000억원 가량을 매도하고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자산 리밸런싱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해외채권보다 국내채권이 투자메리트가 높다는 판단 하에 국내채권 보유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구체적으로 국내채권 대 해외채권 기존 비율을 2:1에서 7:3로 재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매도가능·만기보유금융자산은 약 20조원(매도가능채권 6조4000억원·만기보유채권 13조7000억원)이다. 따라서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동양생명의 자산 리밸런싱은 대규모 재분배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자산 리밸런싱은 말 그대로 보유 자산 투자 비율을 다시 배분 하는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채권, 주식 등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다. 최근 생보사들은 종신보험 등 장기보장성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면서 줄어든 보험 판매 실적을 메우기 위해 자산운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계기로 금융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의 중요성이 재차 부각되는 분위기다. SVB 사태는 금융사 자산운용수익률이 자금 조달 금리를 따라가지 못해 결국 은행이 문을 닫았던 사건이다. 이 은행은 늘어난 예금을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에 투자했는데, 채권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예금 인출을 시도했고 투자 손실로 체력을 소진한 은행은 그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무엇보다 보험사의 경우 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 안정 자산인 채권에 자산의 70~80%를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과거 저금리 시절 투자했던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산운용수익률이 급하강 했다.

동양생명이 투자 만기가 도래한 자산을 중심으로 자산 재분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자산운용이익률은 생보사 중 가장 큰 폭(0.94%)으로 떨어졌다. 자산운용이익률은 2.59%로 집계돼 생보사 전체평균(3.0%)을 밑돌았다. 같은 시기 대부분 중소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이익률은 대부분 하락했다.

이 시기 자산운용이익률이 생보사 평균을 하회한 곳은 NH농협생명(2.96%), KDB생명(2.94%), IBK연금보험(2.87%), 푸본현대생명(2.81%),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2.6%), 하나생명(2.6%), 동양생명(2.59%), 라이나생명(2.58%), BNP파리바카디프생명(2.41%), 메트라이프생명(2.05%)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보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은 생보사는 단 3곳이였던 것이다.

만약 동양생명의 자산 리밸런싱이 성공할 경우 자산 건전성 제고는 물론 기업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증권가에서 동양생명의 리스크로 거론되는 ▲저금리에 따른 이차손익 부담 ▲제도 변화에 따른 자본확충 ▲신계약 경쟁 심화에 따른 사업비 증가 등에서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

반대로 동양생명의 예측이 틀릴 경우 자산운용이익률이 더 감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투자 자산을 재분배하는 일은 수익성 확대를 위해 종종 있는 일이지만 성패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지난해 많은 생보사들이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 역시 자산운용을 실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황 악화 영향으로 생보업계에서 자산운용 수익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동양생명 자산 리밸런싱 역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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