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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석유화학 불황에 전기차로 눈길···K-신소재 사업 키운다

산업 에너지·화학

석유화학 불황에 전기차로 눈길···K-신소재 사업 키운다

등록 2023.05.14 08:00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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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클' 접어든 석유화학 업황···전기차 시장은 '폭발적' 성장일부는 배터리 소재 사업으로 이미 시장 선점···사업다각화로 접근배터리 외 전기차 소재로도 사업 확장···'슈퍼섬유' 아라미드 주목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신성장동력으로 전기차를 낙점하고 하'K-신소재'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신성장동력으로 전기차를 낙점하고 하'K-신소재'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그룹 제공

석유화학업계에도 '전기차 붐'이 일고 있다. 업황에 흔들리지 않는 신성장동력으로 전기차를 낙점하고 하나 둘 'K-신소재'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투자 고삐를 죄고 있다. 미래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생산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복안인데, 대다수의 석유화학사들은 공통적으로 전기차 소재 사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통적인 석유화학 시장은 환경규제와 중국 공장 증설,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다운사이클로 접어들었다. 이와 달리 최근 산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기차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중국, 유럽, 미국 등 중심으로 지난해 2650만대에서 올해 4050만대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는 2030년까지 전기차 시장이 지속 성장해 전체 자동차 시장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시장 역시 이 흐름에 맞춰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자 일부 석유화학 기업은 일찌감치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가장 대표적으로 LG화학은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활약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배터리 소재 공장 증설 등에 아낌없는 투자를 펼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마무리하고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실상 배터리 소재는 석유화학업계와 크게 밀접한 연관성은 없지만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가 하면 사업다각화보다 '한 우물'을 파던 국내 석유화학사들도 점점 덩치가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 맞춰 소재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세계 3대 플라스틱 전시회인 '차이나플라스 2023'에 참가한 국내 대표 석유화학사들은 전기차 관련 미래 소재를 대거 선보인 바 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1200도의 화염을 10여 분 가량 견딜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커버용 소재 선보였다. 효성화학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신소재로 전기차 부품에 활용하는 '포케톤' 등을 전시했다.

이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지한 상황에서도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선제적으로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6월 향후 5년간 기존 사업인 NB라텍스를 포함해 전기차와 바이오·친환경 소재 등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전기차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NT(탄소나노튜브)와 SSBR(솔루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 증설에 나섰다.

자회사인 금호폴리켐에서는 자동차문 고무 패킹, 범퍼 등 차량 부품 소재로 주로 사용되는 기능성 합성고무(EPDM) 생산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2024년까지 7만톤까지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기차 에폭시 소재로 쓰이는 ECH(Epichlorohydrin)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금호피앤비화학이 OCI와 손잡고 합작사를 세우기도 했다. 양사는 양측은 총 2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4년 연간 10만톤 생산을 목표로 말레이시아에 ECH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미래의 성장을 책임질 차세대 사업의 중장기적 차원에서의 육성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높은 하중을 견뎌야 하는 전기차용 타이어 제품, 차체 경량화에 기여하는 고강도 합성수지 제품, 이차전지 소재 등 연구 개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특히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주목하는 전기차 신소재는 '슈퍼섬유'라 불리는 아라미드다.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무게가 무거운 특성상 고성능 프리미엄 타이어인 UHP(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가 적용되는데, 이 타이어의 소재가 되는 아라미드 수요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브레이크 패드, 클러치, 개스킷 등의 보강재로도 사용된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성첨단소재, 태광산업 등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차세대 신소재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완료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먼저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2021년 울산 아라미드 공장의 증설을 완료해 연산 1200톤 규모이던 생산능력을 연산 3700톤으로 확대한 상태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20억원을 투자해 구미공장에 아라미드 펄프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4분기 증설이 완료되면 기존 생산량을 포함해 총 3000t의 아라미드 펄프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태광그룹 섬유·석유화학 계열사 태광산업도 울산 화섬공장에 145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연산 3500톤을 증설해 총 5000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빠르게 증가하는 첨단산업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아라미드 시장에서 톱티어 자리를 공고히 하고자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펄프 증설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아라미드 원사 생산라인 증설 완료 후 풀(Full)판매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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