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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사라진 '오픈런'···콧대 높던 명품 열기 '시들'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사라진 '오픈런'···콧대 높던 명품 열기 '시들'

등록 2023.06.30 14:55

윤서영

  기자

경기 불황 심화에···주된 명품 소비층, 씀씀이 줄여해외여행 수요 급증부터 신명품·민트급 선호도↑"올해도 명품 가격 인상 행렬···소비자 부담 가중"

최근 명품을 사고자 백화점 오픈 전부터 대기하는 '오픈런'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진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독자 제공최근 명품을 사고자 백화점 오픈 전부터 대기하는 '오픈런'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진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한 백화점 명품관 샤넬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독자 제공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보복 소비와 리셀(재판매) 트렌드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던 명품 브랜드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경기 침체 장기화, 부유층이 소비를 줄이는 이른바 '리치세션' 현상이 심화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한다. 여기에 명품 대신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명품 업계의 가격 인상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원인으로 꼽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백화점 명품 매장 앞에는 개점 전부터 구매를 위해 줄을 서는 '오픈런' 열기가 한풀 꺾였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주된 명품 소비층으로 새롭게 부상한 젊은 세대가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은 물론 고소득 소비자 역시 씀씀이를 줄이는 이른바 '리치세션(리치+리세션)'도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명품은 무엇보다도 차별성과 희소성이 중요하다"며 "고소득층의 경우 해외여행을 자주 가는 만큼 국내가 아닌 본고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라인의 제품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백화점에 입고된 제품은 명품 특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만큼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자 하는 심리로 해석된다"고 첨언했다.

엔데믹에 따라 하늘길이 열리면서 명품과 비슷한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란 의견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360만110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7% 증가했다.

실제로 엔데믹 이후 첫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인터파크트리플의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예약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파크트리플이 운영하는 인터파크의 올해 7~8월 출발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예약 인원은 지난 15일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배가량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84% 증가했다.

역기저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명품 산업이 지난 2년간 국내에서 코로나19로 급격하게 호황을 누렸던 만큼 올해 성장률은 이에 비해 다소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명품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자 소비자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트렌디한 '신명품', '민트급(새 제품에 준하는 상태)' 중고품 등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3대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는 올해에 들어서면서 가격을 이미 줄줄이 올린 상태다. 특히 샤넬의 경우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 높다"며 "1년에 수차례씩 가격을 올리게 되면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명품 구매처로 꼽히던 백화점의 매출이 역성장하는 등 명품 수요가 하락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가격 인상을 한다는 건 어느 정도의 수요가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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