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디폴트옵션 도입에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 경쟁 치열1분기 증권업계 퇴직연금 규모 전년比 4%↑···보험업은 0.55%↓"증권업 퇴직연금, MZ중심으로 투자 증가···머니무브는 시간 걸릴 것"
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자신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에 대해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제도다. 퇴직연금 상품의 경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적용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시장은 2016년 147조원에서 2019년 200조를 돌파한 뒤 2020년 255조5000억원, 2021년 295조6000억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336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 시장은 올해 1분기 기준 약 338조원으로 더 증가했다.
이 중 업권별로는 은행권이 175조원으로 전체 시장의 과반 이상(약 52%)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험은 87조원으로 25%, 증권은 77조원으로 23%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는 2032년까지 퇴직연금 시장이 860조원 규모로 약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시장 내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까지 증권업계의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4.11% 급증하면서 은행권(2.39%), 보험업권(-0.55%)보다 크게 성장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15개 증권사가 DB·DC형 퇴직연금을 운용 중이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이 적립금 규모 14조4000억원으로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현대차증권은 14조2000억원으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9조138억원)과 삼성증권(6조6031억원) 순이다.
증권업계는 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를 확대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금감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1분기 증권사별 원금보장형 확정기여형(DC) 수익률은 한화투자증권이 3.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증권(3.14%), 신한투자증권(3.11%), 한국투자증권(3.11%), 하이투자증권(3.01%), 신영증권(2.99%)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증권·운용사들은 각사의 편의성과 상품 등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축했다. 이어 지난 1월부터는 퇴직연금 사업자 최초로 DC 모바일 사전 가입 서비스도 개시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증권사 최초로 연금 자산 적립금(퇴직연금+개인연금)이 3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디폴트옵션 시행을 앞두고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등 상품 10종을 구성해 다양한 고객 수요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놓은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퇴직연금 규약 모바일 동의 서비스를 도입하고, 디폴트옵션 관련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자산 배분형 상품인 'ACE 글로벌인컴TOP10 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했다. 또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각각 ETF자문포트폴리오(EMP) 공모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는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 은행업권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증권업으로 머니무브가 이뤄지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권이라고 해서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증권업이라고 해서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은 최근 시장이 좋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투자가 증가하고 있어서 점유율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내느냐가 아닌 얼마나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가를 중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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