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동국홀딩스 사내이사 선임...8년 만에 경영복귀신규 투자·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장 회장 역할 관심 장남 장선익, 경영승계 진행 중...지주사 지분 확대는 과제
동국홀딩스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지주사 전환 이후 성장전략과 운영 방안에 대해 "각 신설 사업회사는 미래 성장 전략을 독립적으로 추진하고, 지주사는 전략적 컨트롤타워로서 이를 조율하고 신사업 발굴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조정, 브랜드 관리 및 육성, 자원의 효율적 배분, 사업 평가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장세주 회장, 경영보폭 확대할지 '촉각'
"저는 지금까지 하던 대로 장세욱 부회장의 조력자 역할을 다하겠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여러 가지 지혜, 지식들을 마지막으로 쏟아부어 동국제강 성장에 일조하겠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5월 12일 인적분할 계획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 경영 복귀를 주주들에게 알렸다. 동국홀딩스의 분할계획서 승인과 함께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이날 원안대로 승인됐기 때문이다.
1953년생인 장 회장은 '오너 3세'로 2001년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라 회사를 이끌어왔다. 그러던 지난 2015년 5월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그해 6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6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6월의 실형을 받고 복역한 장 회장은 2018년 4월 가석방됐다. 그러나 출소 후 5년 취업제한 규정으로 본사인 폐럼타워로 출근은 하면서도 공식적인 경영 활동엔 나설 수 없었다. 그간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총수 역할을 맡으면서 형을 대신에 대외 행보를 활발히 펼쳐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풀리면서 경영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장 회장이 지주사 전환에 맞춰 8년 만에 경영복귀를 선언하면서 동국홀딩스는 '형제 경영'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장 부회장과 함께 지주사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장 회장의 등기임원 선임과 관련,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형제 경영을 전면화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세주-지주사-동국제강·씨엠' 연결고리 완성 앞둬
철강업계 및 재계 바깥에선 동국제강 지주사 전환은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장 회장이 사면 복권 이후 경영 참여를 공식화한 가운데 궁극적으로 지주사 지분율을 확대해 오너 일가 경영권 강화에 일조할 거란 평가 때문이다.
작년 말 경제개혁연대는 "장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동국홀딩스 유상증자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참여하면 분할 후 지주사에 대한 지분율은 크게 높아져 현 26.28%에서 약 68.1%로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동일인 및 특수관계인만 공개매수 참여를 전제로 봤을 때 지분율 변동이다.
동국홀딩스가 거느리는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율도 현 4% 초반에서 30% 선으로 높아질 예정이다. 인적분할 이후 대주주가 보유한 사업회사의 주식을 지주사에 넘기고 지주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은 강화되는 구조를 띄게 된다.
장 회장은 향후 아들에게 경영 승계를 진행해야 하는 숙제도 갖고 있다.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는 현재 사업회사 동국제강 소속으로 구매담당 임원 보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경영 수업에 속도를 올리는 중이다.
동국홀딩스 소속 임원은 장세주 회장, 장세욱 부회장, 곽진수 전무 등 사내이사 3인이 유일하다. 동국홀딩스로 이동하는 임원들은 지주사 전환 완료 이후 연말 인사에서 추가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일각에선 동갑내기인 정기선 HD현대 사장, 한살 적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대표이사를 맡고 활발하게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만큼 연말 부사장 승진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또 장세욱 부회장의 장남인 장훈익 씨가 지주사 체제를 완료하면 연말에 그룹 경영에 합류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와 관련해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회사는 전통적으로 승진이 빠르지 않고, (장 전무) 1년 만에 또 승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장 부회장 아들의 경영 참여는 아직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4년 업황 악화로 산업은행 등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으면서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 매각, 후판 사업 구조조정, 비핵심 자산 처분 등 재무 개선에 노력해왔다. 그 과정에서 내실을 추구한 측면이 강해 성장성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지주사 체제 아래 각 사업회사가 외형뿐 아니라 성장을 추구하자는 게 큰 과제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동국제강은 재계 순위 30위권에 있었지만 지금은 60위권으로 밀려났다"면서 "경영 승계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지주사 전환을 완료하고 회사 성장을 일으켜 세우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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