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10년 연속 현대건설 제치고 시평 1위 수성했지만삼성+삼성ENG vs 현대건설+현대ENG 대결서 4년 만에 패배현대차그룹이 2조 앞서···현대와 삼성물산 간 수위 대결도 관측
단순 정부의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선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누르고 10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양 그룹사간 대결에선 현대차그룹이 승기를 잡은 가운데 정부가 향후 시평순위 제도 개선을 통해 경영평가액보다 시공이나 수주 실적에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알려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간 수위 경쟁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 업체를 대상으로 평가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 공사 실적,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매년 7월 말 결과를 공시한다. 평가 결과는 공사 발주자가 입찰 자격을 제한하거나 시공사를 선정할 때 활용되며 신용평가·보증심사 때도 쓰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014년부터 1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21조9472억원)보다 평가액은 소폭 줄었지만, 2014년부터 10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는 현대건설(14조9791억원)이다. 지난해보다 2조3750억원 증가했다. 같은 현대차그룹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9조7360억원)이 7위에서 4위에 올라 톱5에 진입한 반면, 삼성그룹 계열인 삼성엔지니어링(1조3897억원)이 26위에서 33위까지 추락했다.
눈에 띄는 점은 재계 라이벌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간 건설 대결 결과(삼성중공업 제외)다. 2011년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인수한 데 이어 2014년 그룹 공사를 전담하던 현대엠코와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서 건설외연 확장에 본격 나서며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건설에 도전장을 던졌다. 다만, 그간 주력인 현대건설이 최근 10년째 시공능력평가 수위 자리를 삼성물산에 내주며 자존심이 상했던 점도 사실. 그러나 올해도 삼성물산에게 왕좌 자리를 내주었지만, 올해 그룹사 간 건설 대결에선 시공능력평가액에서 2조원 이상 삼성그룹 건설사들을 앞서며 주가를 올리고 있어서다.
실제로 현대건설(2위)과 현대엔지니어링(4위)을 앞세운 현대차그룹(24조7151억원)은 시평액 순위에서 삼성물산(1위)와 삼성엔지니어링(33위)로 맞선 삼성그룹(22조3369)건설사를 제쳤다. 이는 지난 2019년 정부의 시공능력평가 순위 발표(시평 합산액)에서 현대차그룹(19조935억원)이 삼성그룹(18조8892억원)을 이긴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최근 4년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매년 시평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정체되거나 시평액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간 수위 경쟁이 더 본격화할 수도 있다. 정부가 8월께 시공능력평가 기준 개선안을 발표하고 내년 평가부터 적용할 방침으로 알려져서다. 현행 시공능력평가 기준이 공사실적, 경영 평가, 기술능력 평가, 신인도 평가 등 이질적인 평가 항목을 단순히 가감해 정확한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우선 경영 평가액 비중을 낮추는 대신 신인도 평가 시 품질·안전 제고 노력, 건설노조 불법행위 근절 노력 등을 반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경영평가액에서 강점을 보이는 삼성물산보다 공사실적에서 앞서는 현대건설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년째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의 경영평가액은 11조9415억원으로 2위인 현대건설(5조8561억원)을 크게 앞섰다. 반면 삼성물산의 공사 실적 평가액은 6조1942억원으로 경영 평가액의 절반 수준이며 현대건설(5조 8020억원)과도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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