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표 뷰티 행사 '메가뷰티쇼' 최초 오프라인 행사 열어이번에도 '상생' 강조···참가 브랜드 중 절반이 중소·중견업체"CJ올리브영 의식 행보" 분석도···최근 공정위에 '갑질' 신고도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쎈느에서 열린 '쿠팡 메가뷰티쇼' 뷰티 체험관 버추얼스토어에는 15곳의 뷰티 브랜드가 참가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진행된 사전예약은 오픈 당일 전 시간대 매진을 달성했다. 오픈 첫날인 18일 오전 11시부터 30분 간격으로 고객 60명씩 방문해 하루 동안 1000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오후 찾은 체험관은 사전예약을 한 소비자들로 붐볐다. 뙤약볕에도 길게 줄을 늘어서 입장을 대기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버추얼스토어 내부는 각 브랜드 부스와 쿠팡의 컨설팅 부스, 포토존으로 꾸려졌다. 쿠팡은 버추얼스토어 내에 'K-뷰티 컨설팅 부스'를 마련해 아직 소비자 인지도는 낮지만, 쿠팡에 관심 있는 중소 뷰티 업체들의 신청을 받아 일대일 상담에 나선다. 이곳에서는 쿠팡 뷰티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입점 안내 등 온라인 판로 개척 노하우를 담은 브랜드 컨설팅을 제공한다.
사전예약을 통해 버추얼스토어에 방문한 3000여명에게는 쿠팡 뷰티에서 직접 제작한 타포린백을 증정한다. 또 현장에서 쿠팡앱을 통해 로켓배송 상품을 2만원 이상 구매한 사전예약 고객 중 매일 선착순 1000명, 3일간 총 3000여명에게 13만원 상당의 뷰티박스도 제공한다. 뷰티박스는 '2023 쿠팡 뷰티 어워즈'에 선정한 15개 대표 브랜드의 인기 상품으로 구성됐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김 모씨(30·서울 관악구)는 "평소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관련 행사에는 꼭 방문한다"면서 "최근에는 쿠팡에서 화장품을 자주 사는 편인데, 할인 혜택이 많고 입점 브랜드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이 오프라인에서 입점 업체와 함께 오프라인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이 뷰티 카테고리에 힘을 주는 이유는 뷰티 카테고리는 성장 가능성이 크고 일반 신선식품 등보다 단가가 높아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선식품은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크지만, 뷰티 제품의 경우 재고에 대한 부담도 적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8조7621억원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쇼핑에서 화장품 카테고리의 거래액은 3조3억원으로 소매판매액의 약 3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침투율이 낮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쿠팡이 이번 행사에서 강조한 것은 중소·중견 기업 부스가 대부분이라는 점이었다. 쿠팡 측은 메가뷰티쇼 참여업체 15곳 중 13곳이 중소·중견 기업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번 행사의 취지를 "쿠팡 뷰티 카테고리 우수 중소·중견 기업들의 상품을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서 선보이고자 마련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실제 버추얼스토어에 부스를 차린 15개 브랜드 중 7개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산업, F&F그룹, 에이블씨앤씨의 브랜드였다. 라로슈포제는 프랑스 브랜드고, 7개 브랜드 정도가 중소·중견 업체로 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가 CJ올리브영과의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최근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는 한편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CJ올리브영 측이 쿠팡의 뷰티 시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중소 업체들에게 물건 납품을 금지시키거나,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납품업체가 CJ올리브영에 쿠팡 납품 계획을 알리면 CJ올리브영이 입점 불가와 거래 중단, 납품 품목 축소 등의 통보를 한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CJ올리브영의 이 같은 행보가 자사의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란 입장이다.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이 오프라인 경쟁업체인 랄라블라, 롭스 등 경쟁 H&B스토어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납품업체에 강요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CJ올리브영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조항 적용을 검토해 9월께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실제 쿠팡은 뷰티 시장에서 후발주자라 볼 수 있다. 쿠팡이 뷰티 시장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달 초 고급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선보이면서다.
하지만 CJ올리브영은 H&B스토어의 명실상부한 1위 기업이다. CJ올리브영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20년 1조8739억원 ▲2021년 2조1192억원 ▲2022년 2조780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는 9675억원, 상반기 전체로 보면 1조79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게다가 CJ올리브영 또한 온라인을 강화하면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지난해 25%까지 커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쿠팡은 CJ올리브영이 자사 '로켓배송'과 유사한 '오늘드림' 배송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며 "CJ올리브영이 쿠팡의 뷰티 시장 진출과 성장을 방해하기 위해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쿠팡 납품과 거래를 막는 '갑질'을 수년간 지속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뷰티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것은 뷰티 제품이 마진이 좋기 때문"이라며 "또 화장품은 재고 관리도 용이할 뿐더러 이미 쿠팡이 가진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기도 쉽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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