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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돈 잘 버는 은행, 돈 잘 지키는 은행

오피니언 기자수첩

돈 잘 버는 은행, 돈 잘 지키는 은행

등록 2023.08.31 14:05

한재희

  기자

reporter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들은 14조가 넘는 순이익을 남겼다. 개별 은행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높은 이자 이익을 기반으로 높은 이익을 거둬들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곳간이 두둑해진 은행들은 기쁘기도 하겠지만 눈치 보기 바쁘다. 정부는 은행을 '공공재'의 시선으로 보고 있고 금융당국도 다르지 않다. 여기에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고객들의 눈치도 보인다. '이자장사'라며 은행의 영업행태를 비판하는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매섭다. 은행들이 '상생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인들이다.

몸을 낮추던 은행들이 최근 '답답함'을 호소하고 나선 것은 당분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대출 금리는 조금씩 올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돌파를 앞두고 있고 신용대출 금리도 다시 상승세다. 기준금리는 유지되고 있지만 시장금리를 자극하는 대내외 요소가 적지 않다. 또 차주의 이자 부담은 늘고 경제 상황은 나빠지는데 은행만 실적잔치를 벌이는 모양새가 되는 셈이다.

은행들은 '돈 잘 버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대출은 약 3배가 증가한 반면 이익은 여전히 10조원대에 머물러 있으며 수익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대비 절반, 미국 등 주요국 대비 절반이나 그 이하 수준이며 타 금융업이나 주요 산업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란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은행이 돈을 벌어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본질적 역할에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논리다. 외부 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과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유지해야 한다. 여기에 금융시장의 안정에 기여하는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서도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돈 잘 버는 은행'이라야 국가 경제를 떠받칠 수 있다는 거다. 이를 위해 금산 분리 규제 완화와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의 지원이 필요하단 것도 덧붙였다.

틀린 말이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중소상공인을 지원한 것도 은행이고 내 집 마련을 도와주는 것도 은행이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돈이 필요하면 찾아갈 수밖에 없는 곳이다.

그래서 은행들은 '돈 잘 버는 은행'만 생각해선 안 된다. '돈을 잘 지키는' 역할에도 충실해야 한다.

최근 은행들의 횡령 사고를 보고 있자면 돈 버는 것에만 혈안이 돼 내부통제에는 뒷짐을 지고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횡령 규모가 작지도 않을뿐더러 한 곳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은행 전반에 나태함과 무책임함이 깔려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정도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강조에도 횡령 사건이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은행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곧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돈이다.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문제다.

은행의 수익성 제고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돈을 잘 벌고 싶다면 그에 맞는 책임을 먼저 가지는 게 맞다. 틈만 나면 강조하는 '고객을 위하는 은행'이 '돈을 위하는 은행'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흐트러진 내부 기강을 바로잡는 것이 먼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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