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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영원한 국민메신저는 없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영원한 국민메신저는 없다

등록 2023.09.15 14:07

임재덕

  기자

reporter
그동안 '국민메신저' 반열에 오른 서비스는 많았다. 데스크탑 운영체제(OS)인 윈도에 선탑재 돼 2000년대 초 주로 쓰인 MSN. 무료 문자메시지와 싸이월드 연동이라는 강점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한 네이트온도 있었다. 동일한 취미를 가진 이들을 이어주는 '채팅방'(ex. 음악방송채널)으로 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 버디버디도 하나의 예로 꼽을 수 있다.

이 메신저들이 잘나갈 때 대안은 생각할 수 없었다. 지인이 한 플랫폼 안에 모인 까닭에 다른 메신저를 쓴다는 건 소통의 단절을 뜻했다. 또 이들이 동시에 다른 메신저로 옮기지 않는 한 플랫폼 종속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메신저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대표적인 게 네이트온 사례다. 네이트온은 문자메시지로 주로 소통하던 2000년대 초반, 매달 100개씩 공짜로 보낼 수 있다는 강점을 앞세웠다. 휴대전화에서 네이트온으로 문자를 주고받을 경우 일반 문자보다 가격이 쌌고, 특히 방화벽이 있는 장소에서도 대용량의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MSN을 밀어냈다.

2003년 8월에는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싸이월드'를 합병, 네이트온과 연동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2013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접속한 친구들 보기와 같은 네이트온만의 특화 기능은 사라졌고, 스마트폰 시대 메신저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희미해졌다. 반면 광고를 메신저 곳곳에 붙이고, 회사 포털사이트인 네이트와 강제로 연동하는 강수를 던졌다.

10년 가까이 '업계 1위'를 지킨 만큼, 사용자들이 쉽게 떠나지 않을 것이란 안일함이 컸다는 평가다. 그러나 고객들은 하나둘 떠나갔다.

이때 가장 큰 수혜를 본 메신저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된 사용자환경(UI)으로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했다. 그 과정에서 "카카오톡은 유료화를 할 계획이 전혀 없다. 카카오톡에 광고 넣을 공간도 없고, 쿨하지도, 예쁘지도 않다"고 안심시키며, 광고에 불만이 많던 네이트온 고객을 대거 흡수했다. 결국 10년가량이 지난 현재, 카카오톡은 거의 전 국민이 쓰는 국민메신저가 됐다.

국민들이 새 메신저로 카카오톡을 선택한 배경엔 '피로감 없이 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한 갈증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바람은 최근 깨지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2019년 돌연 카카오톡에 배너 광고인 '비즈보드'를 넣었다. 애초에 무료 서비스인 탓에 이용자들은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그러자 2년여 만에 동영상 광고까지 범위를 확대하기에 이르렀다. 동영상 광고는 이미지에 비해 사용자 데이터 사용량이 많고, 단말기나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버벅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이들과 소통하는 '오픈채팅' ▲24시간이 지나면 게시글(콘텐츠)이 사라지는 '펑' 등을 도입하며 '종합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른 반발을 줄이고자 ▲(오픈채팅) 조용히 나가기 ▲조용한 채팅방 ▲전화번호로 자동 친구 추가를 막는 기능을 도입했으나, 사용자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메신저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필수 서비스다. 겉으로 보기엔 평온해 보여도, 누군가는 치고 나갈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과거 사례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왕좌를 빼앗길 수도 있다. 큰 변화를 꾀할 땐 언제나 고객 입장에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영원한 1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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