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년차에 '중견기업급' 실적···코스피 도전까지유재석·김희선 등 연예인 앞세운 '마케팅 투자' 활발광고비 높지만···'자사몰' 운영해 판매 수수료 부담↓
업계에선 스타트업인 에이피알이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를 염두에 둔 상장 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은 물론 2014년 10월 설립 이후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것 모두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청구서 승인과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청약 등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에이피알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경우 지난해 유니콘 기업을 졸업한 '쏘카', '에이프로젠'에 이은 또 하나의 유니콘 졸업생이 탄생하게 된다.
설립 10년도 채 되지 않은 에이피알이 중견기업 반열에 오르며 코스피시장 입성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건 '스타 마케팅'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에이피알은 그간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마케팅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에이피알의 주력 브랜드 메디큐브는 2017년 방송인 유재석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데 이어 지난해 배우 김희선을 대표 모델로 발탁했다. 인지도 증대와 더불어 브랜드, 모델 간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아이유 트레이닝복'으로 유명세를 탔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널디는 지난 3월까지 가수 태연과 브랜드 광고 캠페인으로 합을 맞추기도 했다.
여기에 에이피알은 그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마케팅도 적극 펼쳐왔다. MZ세대가 디지털에 익숙하다는 특성을 활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2021년 론칭한 메디큐브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는 지난 5월 출시 2년 만에 소비자 입소문에 힘입어 국내외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공격적인 마케팅 전개에 따라 광고비로 지출하는 금액도 덩달아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피알의 광고선전비는 11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14억원)보다 61.9%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매출(3977억원) 가운데 광고선전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 마케팅을 진행하게 될 경우 기업이 지출하게 될 비용은 상당히 크지만 그만큼 브랜드 후광 효과도 생각보다 크다"며 "소비자에게 단기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활발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에이피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4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9억원)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에이피알 측은 "자사몰 운영으로 인해 유통 채널 다변화 압박과 판매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연구개발(R&D) 투자와 자체 기술 역량을 강화했던 점도 영업이익에 높은 기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향후 상장 준비와 동시에 유럽 등 글로벌 판로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미국, 일본,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피알은 지난달 미국에서 화장품과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를 통합한 메디큐브 브랜드 인기로 역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에이피알의 지난 8월 미국 매출은 64억원으로 연말 쇼핑 시즌인 지난해 말(50억원)보다 14억원 늘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자체 연구개발센터 '에이디씨'와 디바이스 생산시설 '에이피알팩토리'를 중심으로 디바이스 버전 추가와 기기 리뉴얼, 헬스케어 사업 확장까지도 염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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