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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피하주사 제형 변경' 알테오젠···글로벌 '주목'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biology

'피하주사 제형 변경' 알테오젠···글로벌 '주목'

등록 2023.09.25 16:38

수정 2023.09.25 16:42

유수인

  기자

'ALT-B4' 정맥주사 제형 변경해 투약 편의 ↑美할로자임 기술보다 특허 보호기간 길어 머크에 지분 매각설···가치 상승 가능성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 중인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 중인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 중인 국내 바이오기업 알테오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빅파마 머크(MSD)의 알테오젠 인수설이 돌며 관련 업계가 주목하는 상황이다.

회사의 공식 입장은 "몇 개월 전부터 관련 소문이 돈 것 같다. 드릴 수 있는 말은 없다"가 전부이지만 주변 여건상 제형 변경 플랫폼의 성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알테오젠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2008년 5월 박순재 대표이사와 부인인 정혜신 한남대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벤처 1세대다. 박 대표가 2010년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현재 회사의 지분 19.4%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박 대표는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LG생명과학 전신인 LG화학,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케미칼), 바이넥스 등을 거쳤다.

알테오젠은 2010년부터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에 상장된 2014년까지 연속 흑자를 달성했으며, 현재까지 독자 개발한 SC 제형 변경 플랫폼 '히알루로니다제'(ALT-B4)의 글로벌 기술수출을 이어가며 매출을 내고 있다.

이 기술은 히알루로니다제를 이용해 IV제형 항체의약품을 SC제형으로 전환하는 바이오베터 기술이다. 바이오베터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지속성, 효능, 기능 등을 개선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캐나다 이머전 리서치 시장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바이오베터 시장은 273억7000만 달러이며, 연평균 30.7%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IV제형은 빠른 체내 분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투약시 의료진의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병원에 내원해야 하고 주사 시간도 약 4~5시간 정도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피하주사는 장소 제한 없이 자가로 주사할 수 있어 투약 편의성이 높고 IV제형 대비 비용이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피부 내 히알루론산층에 통로를 만들어 대용량의 항체의약품이 피하주사로 투약이 가능하게 만드는 이 제형 변경 기술은 알테오젠을 포함, 전 세계 2개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피부 내 히알루론산층에 통로를 만들어 대용량의 항체의약품이 피하주사로 투약이 가능하게 만드는 이 제형 변경 기술은 알테오젠을 포함, 전 세계 2개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피부 내 히알루론산층에 통로를 만들어 대용량의 항체의약품이 피하주사로 투약이 가능하게 만드는 이 제형변경 기술은 알테오젠을 포함, 전 세계 2개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할로자임 테라퓨틱스가 세계 최초로 약물전달기술인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rHuPH20)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했다.

'ALT-B4'는 'rHuPH20'과 비교해 동일한 작용 기전과 효소 활성을 유지하면서 열 안정성을 증가시켜 단백질 자체의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또 발현량이 높아 생산량 및 경제성 측면에서도 경쟁력 보유하고 있다.

피하주사제의 장점과 더불어 바이오베터 기술이 별도의 독자적인 특허로 보호받는다는 점, 할로자임의 미국 기술특허가 2027년 만료된다는 점 등은 'ALT-B4'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허관점에서 ALT-B4과 혼합제형 의약품은 2040년까지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USA 현장에서 만난 전태연 알테오젠 사업전략 담당(CAO) 전무는 "주요 치료제들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고 있어 기존 IV 제형을 SC 제형으로 변경하는 특허 연장 방법에 대해 빅파마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우리 물질이 현재 마켓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ALT-B4'의 기술력은 잇따른 라이선스 아웃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알테오젠은 'ALT-B4'에 대해 지난 2019년과 2020년 글로벌 탑10 제약사와 연달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2021년 인도의 글로벌 제약사 인타스, 지난해 말 스위스 산도스와도 계약을 체결하며 4년 연속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알테오젠이 총 4조7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은 머크(MSD)로 추정된다. 회사는 세계 매출 1위 항암제 '키트루다'의 SC제형 임상3상 투약 개시에 따라 지난 4월 기술료 1300만 달러(약 173억원)를 수령했다. 지난 5월에는 산도스와의 기술이전 계약이 진전되면서 300만달러(약 40억원)의 마일스톤을 추가 확보했다.

알테오젠은 'ALT-B4' 파트너사들의 계약 진전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 상업화에 대비한 위탁생산(CMO) 관련 용역 수행 수익 등으로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528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또 알테오젠은 'ALT-B4' 기술을 비독점적으로 사업화하고 있어 다른 기업에도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머크와 맺은 비독점 계약은 독점 계약으로 변경하는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이유로 알테오젠이 머크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머크는 알테오젠의 가치를 약 5조원으로 매기고 박 대표 지분을 사들이는데 약 1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알테오젠은 최근 항암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SC플랫폼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회사 측은 "독성이 강하지만, 탁월한 치료 효과를 갖고 있는 ADC를 히알루로니다제와 함께 사용해 약물 치료 범위를 개선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DC는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하는 특이성을 가진 항체에 강력한 살상 능력의 약물이 결합된 치료제다. 전통 항암화학요법에서 나타났던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증대한다는 특징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ADC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이 치열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ADC는 모두 정맥으로만 주사할 수 있는 제형이어서 SC제형 개발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회사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완제품인 '테르가제'를 통한 성장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ALT-B4' 관련 마일스톤으로 회사가 운영돼 왔지만 향후에는 '테르가제'가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다.

회사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테르가제'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며, 올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 중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테르가제는 외과 수술 후 통증 및 부종 완화를 적응증으로 한다. 국내 통증완화제 시장은 약 500억원, 세계적으로는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알테오젠은 테르가제가 현재 피부과와 성형외과 등에서 쓰고 있는 동물유래제품들보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낮기 때문에 기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회사는 우선 국내 시장에 먼저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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