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2인체제 변화 관전포인트···한종희 거취 이목전자는 모바일·가전·반도체 3인체제 복귀 관심임기만료 앞둔 계열사 CEO 다수···세대교체 불가피
글로벌 경기 위축에 올해는 삼성 반도체 사업이 대규모 적자가 나온 위기의 상황을 맞았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승진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내놓는 인사인 데다, 경영실적마저 곤두박칠 치면서 경영진 쇄신에 나설지 삼성 안팎에서도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 변화 가능성
재계에선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이끄는 DX·DS부문장 자리인 CEO 변동 여부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관전포인트로 보고 있다. 현 체제를 1년 더 유지할지, 아니면 2년 전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체제에서 끝냈던 3인 대표이사 체제를 다시 부활시킬지 여부가 주목받는다.
일각에선 예전처럼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가 모바일·가전·반도체 3인 시스템으로 가동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노태문 사장은 이재용 회장과 동갑내기로 가까우면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사장단 중 한 명이다. 고위 임원 가운데선 차기 CEO 일순위로 꼽힌다. 게다가 갤럭시 폴더블폰 성공의 주역이어서 성과주의 측면에서도 노태문 사장은 유력한 승진 후보군 중 한명으로 거론된다.
한종희 부회장 거취도 관심을 끈다. 한 부회장은 DX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를 겸직하는데, 연말 인사에선 이재승 전 사장이 사임한 뒤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은 생활가전사업부장이 신규 선임되면 보직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계현 사장의 경우 반도체 부문이 업황 악화로 올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약 13조원에 달해 1년 더 연임할지 여부가 삼성 반도체 내부에서도 관심 대상이 됐다.
삼성전자는 11명의 이사회 멤버 중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 박학규 사장(CF), 이정배 사장(메모리사업부장) 5명이 사내이사로 있다.
계열사 CEO '만60세 룰' 적용여부 관심
고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전통으로 이어져왔던 삼성의 '신상필벌' 인사 원칙은 해마다 연말 인사 시기를 앞두고 재계 관계자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성과가 있는 곳에 반드시 보상이 따른다는 성과주의 원칙은 이재용 회장으로 총수가 바뀐 후에도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추가된 비공식 원칙은 삼성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들은 대체로 만 60세 이상 되면 물러난다는 '60세 퇴진' 룰이다. 그동안 만 60세를 맞은 대표이사들의 교체 빈도가 잦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이 전권을 쥔 지난 몇년 사이 만 60세 퇴진이 적용되지 않았던 사례도 많아 올 연말에도 이같은 공식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최고경영진이었던 1961년생 김현석·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2년 전 일선에서 물러난 것은 철저히 '만 60세' 룰이 적용된 케이스였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한종희(62년생) 부회장과 경계현(63년생) 사장도 만 60세가 됐다.
삼성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삼성중공업 정진택(61년생) 사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존림(61년생) 사장, 삼성물산 고정석(62년생)·오세철(62년생) 사장, 삼성SDS 황성우(62년생) 사장, 삼성카드 김대환(63년생) 사장, 삼성증권 장석훈(63년생)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63년생) 사장, 삼성SDI 최윤호(63년생) 사장 등은 만 60세를 맞았다. 반면 삼성전기(장덕현 사장), 삼성카드(전영묵 사장), 삼성화재(홍원학 사장) 등은 대표이사가 1964년생이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 고정석·오세철 사장, 삼성SDS 황성우 사장, 삼성중공업 정진택 사장,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삼성화재 홍원학 사장 등이 내년 3월 중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삼성 금융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전영묵·김대환 사장 등을 포함해 CEO가 모두 유임됐다. 이 때문에 이재용 회장이 '위기의 삼성'에 대한 대대적인 경영진 쇄신을 위해 계열사 일부 수장 교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선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5~6일 이틀간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박근혜 정부 때던 2016년에는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이듬해 5월 뒤늦게 인사를 실시했다. 2019년에는 이재용 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 등으로 한달 늦게 인사를 한 적도 있긴 했다. 하지만 대내외 이슈가 없었던 때는 대체로 12월 첫째주나 둘째주 정기 인사를 마무리 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정기 인사를 앞당겨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고, 인사 이후 조직 개편 등을 고려하면 예년처럼 12월 초에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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