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줄었지만 기타대출 늘어정책 효과 시간차···연말까지 주담대 둔화 흐름 이어질 것금융위 "尹 정부 들어 가계대출 증가율 0%" 해명
주담대 줄었지만 기타 대출 확대···정책 효과 시간차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10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6조8000억원 늘었다. 전달 4조8000억원 증가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86조6000억원으로 또 한 번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3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던 가계대출은 4월 2조3000억원 증가를 시작으로 5월 4조2000억원, 6월 5조8000억원, 7월 5조9000억원, 8월 6조9000억원까지 증가 폭이 확대됐다. 9월엔 4조8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10월엔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10월 가계대출 증가를 이끈 것은 기타 대출이다. 추석 상여금 등 분기 말 요인 등으로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월초 연휴 소비자금과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늘어나면서 전달 1조3000억원 감소에서 1조원 증가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구입 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규모는 6조1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윤옥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최근 주담대 금리가 오르고 추석 연휴 이후 주택거래가 종전에 비해 다소 둔화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라며 "이런 점들이 주담대 수요 둔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정책의 효과가 일부 있어서 주담대가 8월을 정점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아직은 정부 규제를 강화하기 전에 신청한 대출들이 실행되고 있기 때문에 가시적으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 폭이 9월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확대됐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 보다 증가폭이 5000억원 감소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디딤돌, 버팀목 전세대출 등 정책성 대출 위주로 증가했지만 DSR 산정 만기 개선, 정책모기지 공급 속도 조절 등의 효과로 8월 이후 증가세 둔화가 나타났다. 기타 대출은 1조1000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5000억원 감소해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축소되었다. 여전사(7000억원)·보험(4000원)·저축은행(1000억원)은 전월 분기 말 상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했고 상호금융권은 1조7000억원 감소해 감소세가 지속되었다.
금융당국, 가계대출 큰 증가에 해명자료···"금융위기 가능성 미미"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에도 증가 폭이 더 늘어나자 금융위원회는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계부채 주요 이슈 관련 Q&A' 자료를 통해 "현 정부 들어서 가계부채 총량이 감소됐고,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도 0% 수준으로 과거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작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지난 1년 동안 가계부채는 1700억원 줄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0%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문재인 정부 당시 가계부채 규모는 1862조9000억원가량으로 2017년 1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가계부채가 520조4000억원 늘어 연평균 증가율이 6.5%를 기록했다고 했다. 앞선 노무현 정부의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7.9%, 이명박 정부 7.7%, 박근혜 정부 9.3%다.
특히 연초 대출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이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두고 "(조치) 이후에도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과거 어느 시기보다 낮게 관리 중"이라고 적극 방어했다.
그러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서민·실수요층 주거 안정 등을 위해 공급한 것"으로 "안심전환대출과 비교해 공급 규모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다주택자도 부동산 규제 지역인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 내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LTV를 30%까지 허용했다.
해외 주요국에 비해 한국 가계부채 감축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 정부 들어 주택시장 안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안착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2003~2004년 카드 사태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104.5%에서 올해 1분기 기준 101.5%를 기록했다.
가계부채 누적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금융회사 건전성, 가계 상환능력, 국제기구 평가 등에 비춰볼 때 현시점에서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위기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했다. 가계대출 중 고신용자 비율이 1분기 기준 77.7%로 높으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44.6% 수준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10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된 것은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증가 폭이 전월 기저효과로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 측면이 있다"면서 "차주의 상환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대출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변동금리 스트레스(Stress) DSR의 연내 발표 등 대출 심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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