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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IRA 걱정 없앤 현대차·기아, 전기차 앞세워 포드도 제친다

산업 자동차

IRA 걱정 없앤 현대차·기아, 전기차 앞세워 포드도 제친다

등록 2023.12.11 07:06

박경보

  기자

스텔란티스 누르고 4위 안착···아이오닉5 40%대 급성장EV6 판매 회복 뚜렷···플릿 비중·인센티브 늘린 결과내년 미국 톱3 등극 기대감···대선 이후 정책변화 '변수'

IRA 걱정 없앤 현대차·기아, 전기차 앞세워 포드도 제친다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급 판매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이오닉5 등 전기차 모델들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대한 우려를 지워낸 모습이다. 전기차를 앞세워 스텔란티스를 밀어낸 현대차·기아는 내년엔 포드를 제치고 '빅3'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1~11월) 미국시장 판매량은 151만579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수준으로, GM·토요타·포드에 이은 4위 기록이다. 지프와 크라이슬러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하며 현대차·기아에 4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올해 11월을 기준으로 최근 16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판매 성장률은 하이브리드 신차를 쏟아낸 혼다(33.2%), 닛산(24.2%) 등 일본 경쟁업체에 밀렸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높은 성장세로 인한 기저효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판매 둔화 우려가 높았던 전기차 모델들이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전기차 간판 모델인 아이오닉5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3만667대나 판매됐다.

올해 출시된 아이오닉6도 지난달에만 1386대가 판매되며 누적 1만대를 돌파했다. 기아 EV6(1만7630대)는 전년 동기 대비 9.08% 감소했지만 11월 판매량(1290대)은 전년 동월 대비 두 배나 늘어났다. EV6는 지난 9월과 10월에도 각각 45%, 30%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연초 주춤했던 성적을 빠르게 만회하는 모습이다. 이달부터 고객인도가 본격화되는 EV9도 2024년 북미 올해의 유틸리티차 후보에 선정되며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IRA 걱정 없앤 현대차·기아, 전기차 앞세워 포드도 제친다 기사의 사진

포드와 격차 6만대 줄여···내년 판매 3위·전기차 2위 기대
지난해 포드와 현대차·기아의 판매 격차는 34만대였지만 올해 11월 누적 기준 28만대로 줄었다. 12월부터 판매실적에 반영될 EV9과 쏘렌토 페이스리프트의 출시 등을 고려하면 올해 총판매 격차는 이보다 더 좁혀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엔 현대차·기아가 포드를 밀어내고 미국 빅3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만 놓고 보면 테슬라에 이은 2위 업체로 도약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시행된 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제네시스 GV70를 제외한 전기차 전 라인업을 한국에서 생산하는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판매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현대차·기아가 이 같은 예상을 깨고 전기차 판매를 늘린 이유로는 플릿(렌트·리스) 비중 확대가 첫손에 꼽힌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5%였던 플릿 비중을 올해 30% 수준까지 확대했다. 플릿은 할인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최저 수준이었던 인센티브를 전기차에 한해 늘린 것도 판매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6에 대당 1만달러 수준의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그 결과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IRA 시행 이전인 5% 수준으로 회복됐다. 잘 팔리는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수익성 덕분에 전기차 인센티브를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장악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49.5%에서 올해 46%(10월 누적 기준)로 떨어졌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8.4%로, 전년 말 대비 0.5%P 상승했다.

고품질·신차·현지생산 '삼박자'···트럼프 재집권 가능성은 악재
현대차·기아의 높아진 품질 경쟁력도 판매 증가의 직접적인 배경이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아이오닉6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발표한 2023년 가장 경제적인 자동차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현대차의 품질 경쟁력이 매우 높다"며 "테슬라는 최대 주행거리 등에서 앞섰으나 현재 전동화 기술은 평준화되고 승차감·조향감·조립품질 등은 현대차‧기아가 우위"라고 설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지난 2년간 미국시장에서 첨단사양의 기본화로 상품성을 인정받았고, 그 결과 신차 없이도 점유율이 높아졌다"며 "내년 하반기 전기차 현지 생생산과 신차 출시(EV9·EV5)로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는 변수다. 유력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IRA가 미국의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주 지지층인 내연기관차 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전기차 정책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용현 교수는 "전기차 시장의 전체 파이가 줄어들지만 않는다면 현대차·기아의 성장 기회는 더 넓어질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지지율 1위인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밀어줬던 전기차 산업이 위축될 수 있어 현재의 판매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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