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부터 업무 챙겨···김주현 금융위원장 "빠른 합의안 도출 감사"취임일성에 은행권 성찰 필요하다 강조···상생금융 의지 드러내"민생금융방안 최대한 빠르게 시행···버팀목·디딤돌 되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국내 20개 은행장들도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협의가 굉장히 늦어지고 잘 안 될 것이라고 걱정을 했는데 조용병 회장이 내정된 상태, 발령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업무도 챙기고 계속해서 은행장들과 협의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했던 것보다 굉장히 빨리 신속하게, 저희가 당초 의도했던 대로 너무 획일적이지 않으면서 불확실성 속에도 은행들이 최대한의 지원을 한 것이라는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민생금융 지원방안 마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지 한 달 만에 합의안이 만들어지기까지 조 회장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조 회장의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1일에 취임한 조 회장은 금융권의 '큰 형님'으로 은행연합회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은행권을 향한 시선이 어느 때보다 냉혹한 시기에 금융당국과 업권의 이해관계를 잘 풀어나갈 적임자로 평가 받아서다. 이번 민생금융지원방안 마련을 두고 은행권에서 '상생금융 가이드라인 확정으로 불확실성을 없앤 만큼 오히려 편해졌다'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 회장은 취임 일성에서도 상생금융을 강조한 바 있다. 그간 은행권이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 또한 중요한 과제로 강조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응할 만큼이었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편중된 수익구조와 불충분한 디지털 경쟁력은 은행이 혁신을 회피하고 쉬운 영업이 치중한다는 인상을 줘 부정적 인식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조 회장은 "민생금융지원을 위한 2조원+알파(α)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직접 지원비용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 은행권 상생금융활동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하면서 "오늘 발표한 방안은 최대한 빠르게 시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방안은 은행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금리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을 만든다는 기본원칙 하에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통 프로그램의 경우 내년 1월 중순까지 은행별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2월부터는 환급을 개시해 3월까지 최대한 많은 금액을 신속히 집행함으로써 지원에 따른 체감도를 높일 것"이라며 "은행도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계층을 위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자 재기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은행연합회는 분기별로 금번 민생금융지원방안에 따른 은행별 집행실적을 취합·점검하는 등 상생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발표한 민생금융지원방안에 따르면 은행권은 개인사업자 약 187만명에게 1조6000억원을 이자환급(캐시백) 해주고 기타 취약계층을 위해 4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개인사업자 인당 평균 85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국책은행인 산업·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은 최소 2조원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배분해 분담한다.
지원 프로그램은 '공통 프로그램'과 '자율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모든 은행이 참여하는 공통 프로그램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우선 두텁게 지원하고 이후 남은 재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외의 위기에 처한 취약계층을 은행 자율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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