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확률 정보' 미고지···공정위, 116억원 과징금일부 소급 적용에 해당···"K-게임 산업 위축시킬 것""회사 소명 반영 안돼···이의신청·법적 대응 고려 중"
3일 공정위는 넥슨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면서도 유저들에게 확률 등 중요 정보를 누락하거나 거짓 공지했다는 점을 들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잠정)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과징금은 2002년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후 첫 전원회의 심의 건이자 게임사 대상 과징금 중 가장 큰 수준이다. '메이플스토리' 관련 행위로 115억9300만원, '버블파이터' 관련 행위로 49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넥슨이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에 단기간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도입하고, 반복 구매를 유도했다고 주장한다. 큐브는 넥슨의 수익 모델 중 하나로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효자 아이템'이다.
공정위는 넥슨이 큐브 상품 도입 당시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으나, 2010년 9월 15일부터 큐브 사용 시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해당 옵션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확률구조를 변경,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에 넥슨은 "아이템의 강화에 사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는 국내 외에 선례가 없었다"며 "확률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큐브 아이템을 통해 재설정할 수 있었던 잠재옵션의 일부 중복옵션을 제외했던 내용이 약 10년 만에 공식적으로 알려지면서 민원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정위 결정은 문제 제기 후 3년 여 시간이 지나서 나온 결과"라며 "넥슨은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 업계 최초로 큐브형(강화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지적받은 시기가 확률 정보를 공개하지 않던 시기로 이번 처분은 소급 처분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넥슨은 "공정위가 문제로 지적한 2010~2016년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법적 의무, 사례가 없었던 시기에 해당한다"며 "공정위의 소급 처분은 한국 게임 산업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고,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회사가 입을 피해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2021년 4월, 2022년 6월 두 차례 현장 조사로 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들에 대하여 과거 이력과 현황까지 전수조사를 진행해 해당 행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제기된 민원을 해결하고자 꾸준히 노력 중이다. 2021년 12월 업계 최초로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콘텐츠의 실제 적용 결과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 '넥슨 나우'를 도입했다. 2022년 12월에는 유저들이 확률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스스로 확률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오픈 API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 시스템도 마련했다.
넥슨 관계자는 "공정위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지만 심사 과정에서 회사 측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 전달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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