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중고폰 매입 '그린폰' 서비스 종료···도입 12년만자회사 키오스크로 전환···KT "자동화로 업무 효율성↑"SKT·LGU+도 자회사로···업계선 "본체는 신사업 집중"
이로써 통신 3사 모두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고폰 매입 사업에서 손 떼게 됐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새 먹거리로 대두되는 신사업에 집중하되, 중고폰은 유통 프로세스에 특화된 자회사에 맡겨 전문성을 높이려는 안배도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9일 중고폰 매입 서비스 '그린폰' 운영을 종료했다. 2012년 3월 도입한 지 12년 만이다. 그린폰은 전국 KT 매장에서 중고폰을 직접 보고 구입하거나, 바로 감정받아 팔수도 있는 서비스다.
론칭 당시 중고폰은 주로 온라인상에서 개인 간의 거래로 유통됐는데, 휴대폰 상태를 확인할 수 없고 거래가 번거로워 재사용이 가능한 휴대폰도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KT는 친환경 경영 차원에서 직접 중고폰을 매입, 보상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며 대면 방식 서비스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늘었고, 운영 방식의 전환을 꾀하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자회사인 KT M&S의 중고폰 플랫폼 '굿바이'와 SK네트웍스 자회사 '민팃' 키오스크를 활용해 중고폰 매입 사업을 이어가게 된다.
KT 관계자는 "비대면 방식의 접수를 선호하는 고객 트렌드를 반영해 키오스크 등을 통한 중고폰 매입 방식으로 전환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방식에서는 매장 직원들이 고유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어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텔레콤도 유사한 전례를 밟았다. KT보다 반년가량 앞선 2011년 하반기 중고폰 사업(에코폰)을 시작한 SKT는 3년 만인 2014년 사업권을 관계사인 SK C&C로 이관했다. SK C&C가 엔카 등 중고 유통사업을 하던 만큼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현재는 SK네트웍스의 자회사(민팃)을 통해 중고폰 매입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시기, 매장에서 중고폰 매입을 시작했다. 특별한 서비스명은 없었으나, 정해진 기준에 따라 중고폰 매입 금액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그러던 중 2021년 하반기 '민팃'과 제휴를 맺으며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지난해 1월 자회사 미디어로그가 중고폰 매입 플랫폼 '셀로'를 선보이자 병행해 운영하고 있다.
결국 통신 3사 모두 자체적으로 영위하던 중고폰 매입 사업을 자회사에 돌린 셈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고폰 사업을 포기하기엔 아쉽고 직접 운영하기엔 효율이 떨어져,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에 넘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국내에서 이뤄지는 중고폰 유통량은 연간 1000만대, 약 2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전환(DX)이나 인공지능(AI)과 같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비(非)통신 신사업 분야에 집중하고자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폰 매입도 단말기를 유통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면서 "잘할 수 있는 곳에 넘기면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체(통신사)는 기존 통신 영역과 연결되는 신사업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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