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도전 끝 FDA 품목허가, 세계 빅3 시장 모두 진출캐나다 먼저 론칭, 시너지 기대···현지 파트너사 위탁판매 글로벌 위상 기반으로 입지 구축, ITC 분쟁 변수
회사는 올해 중순 제품 론칭을 목표로 시장 진출 전략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국에는 대웅제약의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를 포함, 경쟁 제품들이 다수 진출해있는 상황이고 경쟁사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도 변수로 남아 있어 성공적인 시장 안착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달 2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 50유닛(Unit)과 100유닛(Unit)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레티보는 눈썹주름근 그리고 눈살근 활동과 관련한 중등증 내지 중증의 심한 미간 주름의 일시적 개선을 적응증으로 받았다.
이번 허가는 지난 2021년 3월 첫 FDA 도전에 나선 이후 세 번의 도전 끝에 얻은 성과다.
회사는 앞서 2021년 3월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지만 이듬해 3월 FDA로부터 공장 추가 설비 및 허가사항에 대한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
자료 보완 이후 같은 해 10월 재도전에 나섰지만 작년 4월 공장 관리와 관련한 보완 요구를 받으면서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이에 회사는 공장 설비 및 일부 데이터·문헌에 대한 보완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해 8월 BLA를 재제출했다.
휴젤이 계속해서 FDA에 도전한 이유는 시장 규모에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으로, 전체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미국 시장 규모는 2023년 3조 2500억원에서 2031년 6조 36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서 미국에 진출한 국산 톡신 제제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다. '주보'라는 제품명으로 팔리고 있는 나보타는 지난 2019년 FDA 허가를 받아 이듬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나보타의 미국 매출은 445억원으로, 글로벌 매출(935억원)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나보타를 제외하고 미국 시장에 출시돼 있는 톡신 제품들은 ▲미국 애브비 '보톡스' ▲프랑스 입센 '디스포트' ▲독일 멀츠 '제오민' ▲미국 레반스 '댁시파이' 등이 있다. 현지에선 오리지널인 '보톡스'가 8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나보타'는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판매를 빠르게 늘려나가며 시장 진출 2년여 만에 시장 점유율을 11%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휴젤 또한 미국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차별화된 영업‧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시장 안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미국 시장 진출에 대비해 지난 2018년 현지법인인 휴젤아메리카를 설립한 바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선 직접판매가 아닌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위탁판매 방식으로 제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측은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현지 시장 특성에 맞는 판매 전략을 수립해 미국 내 제품 출시 및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캐나다에서 제품 론칭을 완료함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레티보는 현재까지 총 63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온 만큼 국내외에서 보여준 독보적인 성과 등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으로는 최초로 유럽·중국·호주에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불가리아·아이슬란드·크로아티아·에스토니아 등에서 추가로 품목 허가를 획득해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빅5를 포함 유럽 30개국으로 시장을 넓혔다.
중국에서는 정품 사용 독려 및 소비자 인식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최근 진출한 호주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에서는 자사의 HA필러를 통해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5%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대만·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이 중 태국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해외 실적이 늘면서 지난해 휴젤의 톡신 사업 부문 매출액은 1691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성장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1010억원, 북미·남미 지역 277억원, 유럽 및 기타 45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7.9%, 20.7%, 15.1% 늘었다.
회사는 올해 중순 제품 론칭을 목표로 시장 진출 전략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ITC 소송이 변수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22년 3월 휴젤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공정 및 균주를 도용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휴젤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서고 있는 중이다.
앞서 지난 2020년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진행한 소송에서는 ITC가 대웅제약의 제조공정 도용 혐의를 인정하고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21개월간 금지한다고 확정한 바 있다. 다만 이후 메디톡스와 메디톡스 파트너사 앨러간(현 애브비), 나보타의 미국 판권을 보유한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3자 합의에 나서면서 이 조치는 철회되고 수출도 재개됐다. 대신 에볼루스는 메디톡스와 앨러간에 막대한 합의금을 지급해야 했다.
업계에 따르면, ITC는 최근 사전심리를 시작했다. 해당 재판에서는 기존 '영업비밀 도용' 혐의가 배제되고 '균주 절도'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메디톡스가 균주 관련 영업비밀에 이어 제조공정까지 본안에서 철회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향후 증거심리, 최종증거목록 제출 등의 단계를 거칠 예정이다. ITC 소송 예비 판결은 오는 6월, 최종 판결은 10월로 예정돼 있다.
한편, 메디톡스도 비동물성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을 통해 미국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특정 검증 시험 보고서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BLA가 거절됐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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