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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자문사 의견 엇갈리고 '키맨'도 형제편으로···임주현, 표심 잡기 '총력'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자문사 의견 엇갈리고 '키맨'도 형제편으로···임주현, 표심 잡기 '총력'

등록 2024.03.25 14:26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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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기자가담회 열고 OCI그룹 통합 관련 입장 전할 듯 美바이오사 회장도 그룹 통합 지지 "국제적 입지 구축에 필요"국민연금·소액주주 표심 관건···형제측 "무리한 집안싸움 말아야"

[DB 한미약품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한미약품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형제들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25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소재 한미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캐스팅보트였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의 편에 서며 판세가 흔들릴 것으로 보이자 직접 공식석상에 올라 입장을 전하고 표심을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형제측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로서 회사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도록 지지하겠다는 설명이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현재 모녀와 형제측은 이사회 구성을 두고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있는데, 형제(20.47%)와 모녀(21.86%)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신 회장의 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주총에서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을 포함, 총 6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제시한 상태다. 형제 측은 본인 2명을 포함해 총 5명을 선임해달라는 안을 제시했다.

양측은 남은 주요 지분인 국민연금(7.66%), 소액주주(20.5%)의 표심을 얻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임주현 사장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OCI와 통합된 이후 한미사이언스 주요 대주주 주식을 3년간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보호예수' 방안을 제안했으며,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1차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미그룹 본부장 4명 및 계열사 대표 5명들(이하 한미그룹 책임리더)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한미그룹과 OCI그룹과의 통합을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미그룹 책임리더들은 "송영숙 회장이 임성기 선대 회장의 뜻을 실현할 최적임자이며, '차세대 한미의 리더'로는 임주현 사장을 추대한다"면서 "오는 28일 열릴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주주님들께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달라는 강력한 제언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000명이 모인 한미 사우회 또한 보유 주식 23만여 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통합 찬성'으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국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앱토즈 바이오사이언스의 창립자인 윌리엄 라이스(William Rice)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한미그룹과 OCI그룹간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윌리엄 라이스 회장은 인터뷰에서 "임성기 회장이 그렸던 꿈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국제적 입지(global footprint)를 구축하는 것이었고, 이를 도와줄 완벽한 파트너가 OCI였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며 "두 회사의 통합 결정을 두고 다양한 견해가 오가는 것은 건강하지만, 바깥으로 갈등이 노출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가 되려면 미국 시장을 뚫어야 한다"면서 "한미와 OCI가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결정은 윈윈(win-win) 전략"이라고 했다.

현재 의결권 자문사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최종적으로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한미측 이사 후보 6명에 대한 찬성 의견을 권고했다. 임종윤측 주주 제안에는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이로써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5곳 가운데 3곳이 한미사이언스 손을 들어줬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도 한미측 후보 6명 전원 찬성, 형제 측 5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다른 글로벌 자문사 ISS는 회사측 후보 중 3명에 찬성, 형제 측 후보 중 2명에 찬성하며 사실상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주제안한 안건 4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하고 한미측이 제안한 이사진 6명의 선임안에 대해선 '불행사'를 권고한 바 있다.

한국ESG평가원도 이날 형제 측 주주제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변수는 형제측이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통합 작업에 제동이 걸려 형제측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기각된다면 모녀 측이 이끄는 통합 작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형제측은 "신동국 회장님에 이어 다른 주요주주들도 저희 형제 쪽에 힘을 실어주기로 한 상황에서 언론을 통한 무리한 집안싸움은 삼가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주주분들께서도 거짓된 정보에 현혹되지 마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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