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1분기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실적서 현대차 앞서올해 매출 100조원 목표 하이브리드 판매 주력···차종 확대
특히 높은 하이브리드차 인기에 '수요 쏠림' 현상이 계속되자 기아는 전동화 전환의 선봉장으로 하이브리드차를 내세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차종 판매를 늘려 올해 매출 101조원 달성에 나선다.
2030년에는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58%까지 늘려 세계시장에서 430만대를 팔 계획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전기차 판매 목표(160만 대)는 그대로 두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을 78만 대에서 88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전기차 시장이 수요 둔화로 '캐즘'(Chasm·깊은 틈)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당초 예상보다 하이브리드카 수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기아는 내수 시장에서 2년 연속 1분기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실적에서 현대차를 앞서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아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5만493대로, 현대차(3만3068대)보다 53% 많았다. 총판매량(국내 기준) 13만7871대 중 36.6%를 하이브리드 실적으로 채운 셈이다.
특히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이 1만9729대가 팔리며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에서는 싼타페 하이브리드(1만5981대)가 뒤를 바짝 쫓았으나 카니발 하이브리드(1만2203)가 양 사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기아는 지난해 12월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이후 카니발 물량의 절반을 하이브리드로 판매할 정도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외 스포티(8389대)와 K8, K5, 레이 등 승용차도 3000대 안팎씩 팔리며 기아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를 이끌었다. 반면 현대차는 싼타페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랜저(7150대) 투싼(6034대) 쏘나타(4864대) 등에 그쳐 기아의 판매량에 못 미쳤다.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 SUV가 늘어난 것이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에도 매출이 많은 현대차보다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신차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높은 인기에 '수요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 출고기간(아이오닉6 1개월·코나 EV 3주 등)이 히이브리드에 비해 월등히 짧다는 것도 하이브리드에만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도 대기 기간도 12개월로 예상된다.
이것이 기아가 전기차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차종을 확대하기로 한 이유다.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멘텀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톱 브랜드'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현재 6개인 하이브리드 차종을 2026년 8개 차종, 2028년 9개 등으로 주요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셀토스 하이브리드 모델 도입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 두 차종을 추가한 것이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 시장도 과거 경쟁이 치열했던 승용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벗어나 공급 우위인 레저용차량(RV) 하이브리드 시장으로 확대가 진행된다"며 "다각화된 차종 구성과 혼류 생산 체제를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가장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