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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SK하이닉스가 증명해준 '반도체의 봄'

산업 전기·전자

SK하이닉스가 증명해준 '반도체의 봄'

등록 2024.04.25 14:55

수정 2024.04.26 11:32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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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침체기 이전 수준' 실적 회복 삼성 이은 낭보에 '반도체 불황 탈출' 확신"차세대 HBM으로 '기술 리더십' 지킬 것"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의 흥행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그래픽=이찬희 기자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의 흥행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내밀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며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 제품의 수요가 커지고 덩달아 낸드플래시 시장까지 살아나면서 침체기 이전 수준으로 실적을 회복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막연한 기대감이던 '반도체의 봄'을 이들 두 기업이 몸소 증명한 셈이다.

SK하이닉스, '어닝 서프라이즈'···삼성전자 반도체도 '흑자 전환' 유력


25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12조4296억원과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4.3% 증가했고, 영업익도 전년(3조4023억원 적자)보다 6조원 이상 늘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흑자기조에서 이탈하지 않으며 올해도 순항을 예고했다. 특히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익은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액수다. 조 단위 영업익을 남긴 것도 2022년 3분기 이래 6개 분기 만이다.

SK하이닉스 측은 "HBM 등 AI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지속한 결과 전분기 대비 영업익이 734% 증가했다"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낭보를 전하자 업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이 불황의 터널을 지났음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지난 5일 잠정 실적을 공개한 삼성전자 역시 매출이 71조원으로 11.37%, 영업익은 6조6000억원으로 931.25%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70조원대 매출을 달성하고, 불과 3개월 사이 작년 한 해 영업익(6조57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도 반도체 사업이 제자리를 찾은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반도체를 책임지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이 7000억~1조원, 많게는 2조원에 이르는 영업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격·재고 정상화 '호재'···HBM도 실적 개선 견인



훈풍의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반도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게 첫 번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3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8달러,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2월 가격은 4.9달러로 전월과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공급사의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한 영향이다. 그 결과 경기 불황 흐름에 2년 이상 하락한 이들 제품 가격은 작년 4분기부터 오름세로 전환했다.

이에 각 기업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재고를 조율하면서도 수요에 발맞춰 생산·판매를 복구하는 데 주력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1분기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동률을 90%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되며, SK하이닉스도 거래 기업에 니즈를 반영해 제품을 최적화하는 데 신경을 쏟았다.

HBM의 흥행도 실적 개선을 견인한 요인이다. 'AI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빅테크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그 덕에 전세계 HBM 시장을 나눠가진 두 기업은 이미 올해 생산분에 대한 계약을 작년에 끝낼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당분간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재고가 정상화 구간에 가까워지는 데다, 제품 가격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먼저 메모리의 재고는 연말께 유의미한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HBM으로 무게추가 쏠리면서 레거시(구형) 제품의 소진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이유다.

SK하이닉스 측은 "1분기말 메모리 완제품 재고의 경우 보수적 판매에도 그 숫자가 생산량을 상회하며 D램·낸드 모두 감소했다"면서 "연말에는 타이트한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3~8%, 낸드는 13~18%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삼성·SK "차세대 HMB 앞세워 기술 리더십 굳힐 것"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HBM 개발에 주력함으로써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 측면에서는 선단제품의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제약이 예상된다"면서 "선단제품 수요 대응에 주력하면서도 생성형 AI 관련 HBM과 서버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HBM3E를 업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큰 손' 엔비디아와도 납품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HBM3E) 공급을 전분기보다 10% 늘리는 한편, 10나노 5세대(1b) 기반 32Gb 더블데이트레이트(DDR)5 제품도 연내 출시하기로 했다. 동시에 충북 청주 반도체 공장 건설을 재개하고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HBM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HBM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1위 AI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가 반등세를 본격화했다"면서 "앞으로도 최고 성능 제품 적기 공급,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로 실적을 계속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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