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낸드 사업, 7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솔리다임 eSSD 효과···AI 바람 타고 시장 규모 ↑QLC eSSD 유일 양산···하반기 삼성전자와 충돌
지난 25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2조88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734%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6조원 이상을 개선했다.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4세대 HBM(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낸드플래시도 흑자전환 되면서 힘을 보탰다. 낸드 사업의 구체적인 손익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4000억원 중반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에서 손익을 낸 건 지난 2022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사측은 "AI 시장 확대로 신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인 기업용 SSD(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에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자회사 솔리다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은 "서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부터 솔리다임의 QLC 기반 eSSD 주문이 늘고 있다"며 "인텔에서 낸드 사업을 인수할 때 기대했던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솔리다임은 2020년 10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세운 기업이다. 낸드 역량을 강화하고 D램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1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재무 실적에 처음 반영된 2021년 107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2년 3조3257억원, 2023년에는 4조344억원까지 손실 폭이 커져 재무부담을 키웠다.
이르면 2분기 흑자전환이 거론되는 솔리다임이 환골탈태한 배경에는 AI 수요가 뒷받침했다. 기업용 SSD는 여러 개의 낸드플래시를 묶어 만든 데이터저장장치로 데이터센터 서버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몸집'이 불어난 AI 칩 시장 탓에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eSSD 시장 규모는 116억1800만달러(약 16조원)에서 2027년에는 198억9500만달러(약 27조391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의 QLC(Quadruple Level Cell) 기반 고용량 eSSD 판매를 크게 늘려 시장 수요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 저장 방식에 따라 셀 당 비트가 다르게 저장되는데 QLC는 셀 하나에 S(Single)LC 대비 4배 많은 4비트를 저장할 수 있어 고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
AI 수요 확산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QLC 기반 eSSD 출하량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30엑사바이트(EB)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1엑사바이트는 10억기가바이트(GB)와 같은 규모다. 트렌드포스는 "AI 트레이닝은 에너지 소비가 높아 스토리지 제품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점점 더 우선시되고 있다"며 "QLC eSSD가 주요 AI 고객들이 원하는 솔루션이 됐다"고 강조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HBM에 이어 낸드에서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메모리 기업 중 QLC 제품 인증을 받은 업체는 솔리다임과 삼성전자가 유일하며 QLC 기반 eSSD를 양산하고 있는 기업은 솔리다임뿐이다. 삼성전자는 T(Triple)LC 기반 eSSD를 양산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QLC eSSD도 생산하기로 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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